미인텔사가 결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팬티엄칩을 무상교환해 주기로
결정함에 따라 1달여동안 계속된 팬티엄 스캔들은 일단락됐다.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팬티엄결함에 대해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였던 미 인텔사가 드디어 항복을 한 것이다.

앤드루그로브 인텔 최고경영자(CEO)겸 사장은 20일 "소비자가 원할 경우
아무런 조건없이 수정본 칩으로 무상교환해 주겠다"며 그동안의 안이한
태도에 대해 사과하는 내용의 신문광고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무상교환소식이 알려지면서 주식시장에서도 그동안 하락했던 인텔
주식값이 3달러 반등, 주당 61달러선을 회복했다.

그러나 이번 교환프로그램으로 인텔은 엄청난 금전적 부담을 떠안게 됐다.

전세계 2백만대의 컴퓨터가 결함이 있는 팬티엄을 장착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인텔이 칩 1개를 생산하는데는 개발비를 제외하고도 50-1백50달러가 든다.

여기에 칩교체를 위한 인건비가 컴퓨터 종류와 숙련도에 따라 칩 1개당
30-2백달러정도 소요된다.

비용부담에도 불구하고 많은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를 환영하고 있다.

오히려 뒤늦은 감이 있다는 지적들이다.

사실 많은 전문가들은 인텔의 고자세가 브랜드이미지에 결함 자체보다도
더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해 왔다.

팬티엄의 결함이 2만7천년에 한번씩 일어날 정도라는 비현실적인 말만
되풀이 할 게 아니라 좀더 적극적인 행동을 취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함을 보완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배포하든지 리콜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시장분석가 드루펙씨는 "팬티엄결함문제가 일반인들에게 알려지는 시점에서
이같은 조치를 취했더라면 교환비용을 수천달러는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뒤늦은 조치로 교환하려는 소비자들이 훨씬 늘어나게 됐다"고 진단했다.

그동안에도 팬티엄 결함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대다수 의견이었다.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지 어느 제품이나 약간씩은 결함을 갖고 있다.

하드드라이브는 더 심각한 결함이 있지만 제작사가 어디인지 아는 사람이
극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에 거론되지 않고 있을 따름이다.

더욱이 팬티엄은 이미 PC칩 시장의 80%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PC를 살때 가격이나 PC브랜드, 기능등을 따지지 어느 칩이
장착돼 있는지를 따지지는 않는다.

떠들썩한 파문에도 불구하고 이번 스캔들이 칩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우세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결국 인텔이 이번 스캔들에 좀더 기민하게 대처했더라면 작은 해프닝정도로
마무리 지었을 수도 있었다.

문제를 축소하려고만 하는 태도가 씻을 수 없는 이미지 실추와 엄청난
금전적 손실을 초래했다.

이번 인텔스캔들은 문제가 터졌을때 기업의 관리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실히 보여준 셈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22일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