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행정부는 19일 미군 헬기 불시착사고로 억류된 조종사를 즉각 석방하지
않을 경우 대북관계가 후퇴할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빌 클린턴대통령이 이 사건의 조속한 해결노력을 약속한 가운데 마이크
매커리미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미행정부가 북한이 관련정보의 제공을 지연
하는데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평양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17일 사건 발생 이래 북한에 대한 최초의 공개적 강경표현으로
미당국은 지금까지 생존자가 있음을 감안,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온건한 표현을 사용해 왔었다.

매커리대변인은 북한의 사건처리 태도와 북-미관계 개선노력을 직접 관련
시키지는 않았으나 "관계향상의 분위기가 확고히 자리잡을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은 두 조종사의 소재등 관련정보를 완벽하게 설명해 주는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양자를 연계시키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매커리대변인은 또 "미국인들은 사건에 대한 좀더 충분하고 자세한 정보에
대한 우리의 거듭된 요청에 평양당국이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보고 북한에
대한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클린턴대통령은 "사고 헬기와 생존자 및 사망자 시신의 조기송환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현재로서는 이 문제가 지극히 중요한 이슈라고
말했다.

그는 "주말 내내 이 문제에 매달렸다"면서 북한측은 18일 밤에야 평양에
체류중인 빌 리처드슨의원(민주)을 통해 힐레먼준위의 사망사실을 공식통보
했다고 말했다.

클린턴대통령은 이와 함께 데이비드 힐레먼준위의 유족과 사고헬기의
생존자인 보비 홀 준위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위로와 격려의 말을 전했다고
말했다.

한편 리처드슨의원은 워런 크리스토퍼 국무장관과의 통화에서 북한당국과의
면담이 늦어도 20일 오전 재개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고위관리는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중국에 협조를
요청했으며 북미회담 협상대표인 로버트 갈루치 차관보도 북한 외교부에
메시지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디디 마이어스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는 이 사건이 신속히 처리되기를
희망하며 핵문제와는 무관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