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게임기시장을 양분해온 닌텐도(임천당)와 세가사가 미국시장을
둘러싸고 엎치락 뒤치락하는 접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연중 최대 대목인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두회사는 새제품
출시와 더불어 대대적인 마케팅전략을 펼칠 계획이어서 어느쪽이
승리를 거둘 것인지 주목된다.

게임기 시장의 대종을 이루고 있는 16비트 게임기쪽에서의 최근 양상은
닌텐도가 다소 앞서가는듯한 모습이다.

7백만 유니트정도로 추정되는 미국 게임기시장에서 지난해 처음 세가
에게 선두자리를 내줬던 닌텐도는 올들어 사운을 걸다시피한 반격을
시도, 몇차례 전세가 바뀌는 난전을 치룬 댓가로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가량 선두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9월현재 닌텐도의 시장점유율은 54%로 46%를 차지한 세가를 8%포인트
차로 앞선 것으로 시장조사전문 업체인 NPD그룹은 파악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세가에게 뒤쳐지기 시작,미국시장 점유율이 35%까지
떨어졌던 닌텐도로서는 한숨을 돌릴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닌텐도의 성공은 올봄에 새로 내놓은 "슈퍼 메트로이드"와 "켄 그리피
주니어 메이저리그진출"이라는 2종의 게임소프트웨어가 히트한 덕분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도 "세가의 영업정책이 잘못됐다기 보다는 새 게임
소프트웨어가 훌륭해 닌텐도가 선두자리에 복귀할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또 막대한 광고비를 지출한 소형게임기 어댑터도 닌텐도의 선두복귀에
한몫을 했다.

소형 게임보이를 16비트 게임기시스템에 연결시켜 쓸수 있도록 한 이
어댑터가 기존 고객을 16비트 시스템의 고객으로 남아있게 하는데
일조했다는 풀이다.

그러나 세가의 설명은 다르다. 세가는 닌텐도가 그들이 양보한 시장을
차지했을뿐이라는 주장이다. 크리스마스대목에 대비, 비수기인 여름에
힘을 쏟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회사는 비디오게임기 업체들의 연간매출 가운데 3분의2가 크리스마스
시즌에 집중되기 때문에 본격적인 경쟁은 이제부터라고 설명한다.

세가는 이를위해 4천5백만달러를 들여 번개주먹이란 뜻의 "소닉&너클스"
란 게임소프트웨어에 대한 전세계 판촉을 시작하는등 이미 크리스마스
대회전 준비에 들어갔다고 말한다.

또 게임속도를 빠르게 하는 새 어댑터 "32X"를 판매하는 동시에 새로
출하한 미식축구게임인 "NFL 95"도 본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할 계획
이라고 밝힌다.

하지만 닌텐도측도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닌텐도는 지난해 영업전략상의 오류를 시정,앉아서 당하지만은 않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그들은 지난해의 경우,크리스마스시즌에 승부를 걸만한 제품이 없어
시장점유율이 역전됐던 것을 거울삼아 올해는 이달말께 전략상품으로
개발한 "돈키 콩 컨츄리"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덧붙인다.

닌텐도측은 이를 소매상및 전문가들로 구성된 샘플집단에 배포한 결과,
호평을 받았다면서 오는 21일 출시되면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2달안에
2백20만 유니트가량은 무난히 판매할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게임기시장에서 닌텐도와 세가의 경쟁력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다.

일부에서는 32비트등 전체적인 게임기를 포함하면 세가가 다소 낳다고
말하고 있으나 현재 추세는 16비트 게임기 시장에서 닌텐도가 상승세를
타는 상태다.

< 김현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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