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달러대 엔화환율은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

엔고(달러약세)가 지속될 것인가 아니면 엔고추세가 멈추고 달러가치가
오름세를 탈 것인가.

장장 15개월간 지속돼 온 미.일포괄경제협상이 부분타결로 일단락되자
달러가치가 어떻게 움직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제외환전문가들은 지난 주말 끝난 미.일협상에서 비록 완전타결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양국간의 무역전쟁위험은 일단 사라졌다고
보고 있다.

그에 따라 엔고추세는 현재의 달러당 97~99엔선에서 일단 멈추고
달러화는 중장기적으로 완만한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미.일협상의 결과에 따라 달러시세가 크게 변할
것으로 예측해왔다.

만일 양국의 시장개방협상이 완전한 실패로 끝날 경우에는 달러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현재의 엔고추세가 더욱 강해질 것으로 전망했었다.

그 까닭은 "협상결렬-미국의 강력한 대일무역제재-일본의 맞대응-무역전쟁
발발"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로 나타나,현재의 엔고(달러약세)현상
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분석에서였다.

또 미.일무역전쟁발발과 함께 클린턴미행정부는 일본의 대미수출을
줄이면서 미국의 대일수출은 늘리기 위해 달러하락정책을 더욱 강하게
밀어부칠 것이라는 전망에서였다.

다행히 양국은 3개 우선협상분야중 자동차및 자동차부품분야를
제외한 보험시장과 정부조달시장의 2개 분야에서 합의를 보았다.

그결과 그동안 우려돼 오던 미.일무역전쟁발발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하게 됐다.

미국이 조만간 미합의된 자동차분야에 대해 대일제재조치를 취하겠지만
그 강도는 그다지 강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슈퍼301조는 미국의 대일제재조치가 실제로 발효되기전에 1년
이상의 재협상을 명시하고 있어 이 기간중 양국은 재협상을 통해 합의를
이끌어 낼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할때 이번의 부분타결은 달러가치의 완만한 회복을
가져올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올연말경 달러시세가 1백5엔선에서 형성될 것으로 내다본다.

앞으로 1~2주일간은 지금처럼 달러환율이 1백엔밑에서 움직이겠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외환거래업자들이 성장률이나 실업률등 미국경제의
기본상태에 비중을 두면서 달러매입을 서서히 늘려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경제는 현재 선진국중 가장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외환거래업자들은 그동안 환율결정과정에서 무역마찰이나 엔고정책과
같은 정치적인 요소에 가장 큰 비중을 둬 왔다.

그러나 이번의 부분타결로 미.일무역마찰이 수그러지게 됨에 따라
양국의 경제상황이 환율결정의 최대 요소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이경우 미국은 일본에 비해 경제성장률도 높고 고용상태도 좋아
달러가치가 떨어질 이유가 없다.

여기에다 경기과열로 인한 인플레를 막기위해 금융긴축정책을 취하고
있는 미금융당국이 올해안에 또다시 금리를 인상할 계획으로 있어
달러상승의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빠르면 다음달중 단행될 금리추가인상은 일본금리와의 격차를 한층
벌리면서 외국자본이 미국금융시장으로 몰려 오도록 만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있다.

외국자본의 미유입은 달러와 미주가를 끌어올리게 됨은 물론이다.

이처럼 달러강세요인이 강한데도 불구,달러상승폭이 그다지 크지
않을것으로 전망되는 까닭은 협상의 부분타결이 현실적인 미수출확대로
나타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국가간 교역의 속성상 시장개방합의가 이루어졌다 해서 금방 수출이
늘거나 수입이 줄어들지는 않는다.

시장개방합의와 교역확대사이에는 상당한 정도의 시차가 있기 마련이다.

이번 합의로 미국의 대일수출확대 가능성이 커지긴 했지만 연내에
미국의 대일수출이 획기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할 수는 없다.

이밖에 연간 6백억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대일무역적자중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자동차분야에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것도 달러상승폭이
제한적일 밖에 없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결론적으로 이번 미.일부분합의로 달러회복세가 강하지는 않겠지만
더이상의 달러약세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는 그동안 불안정했던 국제금융시장이 앞으로는 급격한 변동없이
상당히 안정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될수 있다.

< 이정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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