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OE혁명 >>>

기업의 자본 부채구성도 크게 변했다.

80년대 10년동안 일본의 주요대기업들은 이익의 내부유보자금과 전환사채
등의 주식금융을 통한 자금조달에 의해 차입금을 7년연속으로 순감시켰다.

그결과 투하자본의 과반을 차지했던 차입금은 20%정도로 급감했다.

물론 두터운 주주자본이나 강력한 재무체질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다.

리턴(이익회수)은 예상되지만 당장의 리스크가 있는 장기대형투자는 두터운
주주자본이 없으면 실시하기 어렵다.

문제는 상호출자로 주식을 서로 나눠 가짐으로써 자본효율을 추구하는(이는
주주의 입장이다) 상황에서는 주주자본이 두텁다는 것이 경영의 안주로
이어져 저수익사업의 묵인이나 확대를 통한 기업의 긴장감을 상실하게 하는
쪽으로 진행되기 쉽다는데 있다.

즉 전후70년대까지의 자금부족 차입경영에서는 자금의 양적제약, 금리
코스트의 부담, 나아가 은행심사라고 하는 강압적이고 타율적인 재무규율이
일본기업을 움직여왔다.

80년대 들어와 이같은 강압적규율이 급속히 줄어들자 과잉투자 저수익자산
의 축적이 생겨났다.

일본의 주주자본은 "인내심강한 조용한 자본"이다.

반대로 차가운 자본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기업자신이 새로운 시대에 맞는 재무운영의 규범을 설정, 자기규율을
확립해 나가지 않으면 좀처럼 도산하지 않으면서도 긴장감이나 매력이 없는
회사가 돼버릴 우려가 있다.

이제까지 일본의 기업재무는 전후의 특수한 기업재무였다.

그것이 성숙경제로의 이행, 금융자본시장의 자유화, 직접금융화, 은행.
투자가의 변모, 금융기술의 진전등 환경변화에 의해 합리적이지 못한
기업재무가 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성장률만을 거론한다면 새로운 성장기업이 있고 개개기업의 성장률은
서로 차이를 두고 있다.

그러나 일본기업전체의 재무전략은 명백하게 방향전환을 요구받고 있다.

현재의 과제는 자금이 풍부하고 투기유혹을 포함해 선택할 수있는 투자
방법은 많지만 경제전체의 성장률은 낮고 냉정히 보면 평균투자수익도
낮은 시대에 어떻게 튜자규모와 대상을 선택해 나갈 것인가에 있다.

전후 고도성장시대에 형성된 전통적인 후방지원의 재무는 이과제에 대한
회답을 갖고 있지 못한 것이다.

노후화된 건물이나 다리등 구축물을 없애고 다시 만드는 것은 간단하다.

그러나 인간의 마음속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신념은 쉽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나가지 못한다.

재무운영의 변혁은 전후 특별한 시대의 관점에서 본다면 혁명에 가깝다.

그본질은 이익액은 투하된 자금액과의 비교로 평가한다고 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새로운 환경에 대응하는 재무전략의 출발점은 재무의 기본목표, 즉 자본
수익률의 설정이다.

이를 골 세팅(goal setting)이라 부르자.

대형슈퍼마켓체인인 이토요카당은 상장이래 ROE15%를 목표로 내걸고 있다.

이회사의 ROE는 헤이세이(평성)불황에서도 거의 10%로, 다이에나 자스코등
다른업체들의 2배에 달하는 수준이었다.

주주자본비율도 타사와 비교해서 눈에 띄는 높은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것은 이회사의 ROE가 투하자본구조의 가감이 아니라 사업자체에 대한
투자효율의 추구에 의해서 생겨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골 세팅을 완료하는데는 목표의 수행이 불가결하다.

지키지 않아도 좋은 목표는 규율이 아니다.

때문에 이토요카당이나 최근 오므론, 미쓰비시상사같이 목표를 선언하는
일은 유효하다.

선언된 목표는 사내에 쉽게 침투하고 경영층에서 심혈을 기울여 달성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 내부에 명확히 전달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자본예산 투자안건심사등 기업내부의 의사결정에서 규범이 될
수있다.

또 외부자본시장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목표수치의 공표가 유효한 대화수단
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부언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 내부자본시장의 과제 >>>

내부자본시장의 과제는 무엇일까.

사업부제도를 취하고 있는 기업을 보면 매출액이나 이익액으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자본이익률을 중요한 평가사항으로 삼고 있는 일본기업은 극히 적다.

이같은 상황에서 우선 사업분야가 넓은 대기업가운데 기존의 이익액중심의
사업부제를 재고해 투자자본에 대한 이익률에 책임을 지게하는 사업부제,
즉 인베스트먼트 센터화를 신중히 검토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자본효율중시를 향한 ROE혁명에 있어서 골 세팅은 제일보에 해당된다.

필요에 따른 인베스트먼트 센터의 도입은 구체적으로 나타나는 첫번째
손짓이다.

다음으로 현상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일이며 여기에는 큰 과제가 있다.

우선 기술개발비 제조간접비 감가상각비등 장치산업화와 함께 공정경비의
증대가 진행되고 있다.

다음으로 상품의 다양화에 의해 개별상품에 대한 경비 파악이 어려워지고
있다.

원가계산상으로는 수치가 나와 있어도 정말로 이익이 나오고 있는 상품인가
어떤가에 자신이 가지 않는다고 얘기하는 기업이 중가하고 있다.

사업부평가에서도 같은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수익측정결과의 유효성이나 신뢰성에 의문이 생기는 상황에서는 그것에
기초한 평가도 불만을 남기는 결과만을 낳는다.

사업전략도 자연 왜곡되는 것이다.

예를들어 다품종소량생산은 설계 부품구입 라인에서의 기계설정을 계산하는
등 잦은 손길이 필요하다.

이같은 간접경비의 증가분을 생산수량이 기초가 되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배부하면 증가경비의 대부분은 기존의 대량생산품에 흡수되고 소량생산품의
원가는 낮게 산출된다.

다품종소량생산에서는 원래 팔릴 것같은 상품은 뭐라도 취급한다고 하는
안이함에 빠지기 쉽고 현실의 코스트를 반영하지 않는 배부방식은 이같은
경향을 더욱 조장한다.

이런 현상은 생산라인만이 아니고 판매나 서비스경비에서도 생겨난다.

즉 내부자본시장에 있어서 재무부문은 우선 분석가의 역할이 요구된다.

어느 사업부, 어느 상품이 정말로 수익을 올리고 있는가를 스스로 알아보는
태도와 기술이 불가결하다.

투자안건의 심사기능도 재구축이 필요하다.

한계이익이 개선되면 고정비는 언젠가는 매출증가에 흡수될 것이란 안이한
전제는 이미 위험해졌다.

한계이익률이 개선되면 합리화투자는 좋은 투자라는 것만으로 불충분해
진다.

회사는 수명이 없다고 해도 개별의 투자프로젝트에는 수명이 있다.

투자자본과 프로젝트가 그 라이프사이클안에서 만들어내는 캐시플로(cash
flow) 전체에 대해서도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것이다.

투자안건의 심사에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매출액 이익률등 계산의 근거를
묻는 능력을 갖는 것이다.

현재가치법등 이론적으로 정밀한 수치를 주무르면 결과는 간단히 바꿀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