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11-15일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18개국 아태경제협력체(APEC)
각료회의와 정상회담은 2020년까지 역내 자유무역지대 설치완료를 촉구한
APEC 자문기구 <저명인사그룹(EPG)>의 최근 보고서를 둘러싼 회원국들간의
불협화음과 주최국 인도네시아의 동티모르 인권탄압문제등으로 큰 파란이
예상되고 있으며 따라서 회담도 빛을 바래게 될지 모른다고 태국신문들이
보도했다.

방콕포스트와 네이션등 태국신문들은 지난 25일부터 29일까지 일련의
보도를 통해 2020년까지 회원국들에게 자유무역지대설치를 완료토록 촉구한
EFG의 최근 2차보고서는 역내 선진국 위주로 마련된 것으로 아세안 6개국은
회담을 불과 40여일을 앞둔 시점에서도 이에대한 아무런 공동의 입장도
마련하지 못한체 불협화음만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들은 지난 22-25일 태국 북부도시 치앙마이에서 열린 아세안 연례경제
장관회의에서도 APEC자유무역지대설치는 AFTA(아세안자유무역지대)와 가트
(관세무역일반협정)의 원칙과 토대위에 이뤄져야 한다는 기본입장만 확인
했을뿐 이를 아세안이 공동으로 지지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합의도출
이 없었다고 말하고 따라서 아세안은 논란많은 보고서를 제출한 EPG의
해체를 이번 APEC총회에서 제안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현재 아세안국가중 2020년까지의 자유무역지대 설치에 찬성하는 국가는
싱가포르이며 이번 회의 개최국인 인도네시아도 이를 지지할 것으로
전해졌다.

신문들은 말레이시아가 제안해 놓고 있는 EAEC(동아시아경제회의) 역시
또다시 이번 회의 벽두부터 논란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문들은 이 때문에 벌써부터 APEC총회와 관련한 자조섞인 분위기까지
형성되고 있다고 전하고 예컨대 아세안 국가들 사이에는 APEC을 Ambitious
Plans Eternally Controrversial(영구히 논란많은 야심적 계획), EAEC를
Except Africans,Except Caucasians(흑인과 백인을 배제한 모임), S0M
(APEC고위실무자회담)을 Seriously extravagant Overseas Meetings(해외에서
여는 매우 사사치스런 회의), EPG를 Experts Pretending to be Gullible(잘
속는 체하는 전문가들)으로 비꼬아 부르고 있다고 소개했다.

신문들은 한편 국제 사면위(앰네스티 인터내셔널)를 비롯한 세계의 인권
단체들은 빌 클린턴 미대통령등 지도자들에게 인도네시아의 동티모르
인권탄압을 제기하도록 압력을 넣고 있어 이번 회의는 벽두부터 인권시비에
휘말리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들은 비록 동남아에대한 무역및 투자협력을 강화하려는 미국과 호주는
인권문제로 이번 APEC회의가 방해받는 것을 원치 않지만 인권문제의 거론은
피할수 없는 상황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동남아를 방문중인 국제사면위의 피에르 새느 사무총장은 28일 방콕
에서 추안 리크파이총리(현재 캐나다 방문중)를 예방하고 태국이 APEC총회에
인도네시아의 인권정책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이어 가진 기자회견에서 인도네시아정부는 치안유지의 명분하에
APEC회의 기간중 수도 자카르타에 1만5천명의 군경병력을 배치하는 계획을
마련했으나 이는 이 기간중 일어날 지도 모르는 반정부 시위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