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관광산업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스페인의 경우 올상반기중 관광수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5% 증가한
93억달러를 기록했다.

밀려드는 외국인 관광객 덕분에 그루포 바르첼로라는 한 호텔 체인은
객실료 인상으로 올여름 영업이익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나 끌어
올렸다.

체코 역시 외래객들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 동안
이곳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수가 29%나 늘었다.

이기간중 호텔의 공실률은 지난해(40%)의 절반인 20%로 격감했다.

전체 외국인 관광객중 독일인이 50%를 차지하고 있는 이나라의 올여름
관광특수는 체코관광당국 마저 놀랄 정도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역시 올들어서부터 관광경기가 상승 커브를 그리면서
관광대국으로서의 면모를 되찾아 가고 있다.

유럽관광업계의 신바람은 미국과 유럽의 경기회복과 맞물려 있다.

특히 본격적인 경기회복국면을 맞고 있는 독일 관광객들의 외유가 늘어
나면서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 각국은 신나는 여름을 만끽했다.

경제 문제에 관한한 독일인들 보다 걱정이 덜한 미국인들 역시 유럽관광
업계의 재기에 한몫을 하고 있다.

파리에 본부를 두고 있는 유럽여행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유럽을 찾은
미국인들은 달러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보다 8~10% 정도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이들의 씀씀이 역시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고 있다.

이탈리아 관광 전문 컨설팅 회사인 트레이드마크 이탈리아사는 "올들어서
부터 미국인들의 소비패턴도 고급화되고 있어 별 4개짜리 호텔보다는 5개
짜리 호텔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고 말한다.

구소련권 국가들로 부터 밀물처럼 몰려들고 있는 신흥 거부들도 유럽 관광
업계의 앞날을 밝게 해주고 있다.

하룻밤에 최하 2백87달러는 줘야 하는 프랑스 남동부 휴양지 니스에 있는
네그레스코라는 고급 호텔은 전체 고객중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기업인들이
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구소련권에서는 구하기조차 힘든 달러화를 싸들고 유럽을 찾는 이들
러시아인은 이탈리아 아드리아해안에도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동유럽 전문 관광회사인 이탈리아의 콜럼버스 투어스사는 "러시아인들은
해변 뿐만 아니라 인근 슈퍼마켓에 까지 몰려들어 청바지이며 자전거
오디오제품등을 닥치는 대로 사들이고 있다"고 말한다.

< 김병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9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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