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두해 전까지만해도 컴퓨터를 새로 장만한 사람들은 3월이 되면 신경이
날카로와졌었다.

6일이면 활동을 시작해 컴퓨터에 들어있는 거의 모든 자료를 못쓰게
만드는 악성 바이러스인 "미켈란젤로"로부터 재난을 당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 놓아야만 했던 탓이다.

다행히 이바이러스는 아직까지 변종이 생기지 않아 한번만 백신"접종"을
받으면 면역성이 생겨 르네상스시대 천재예술가의 생일을 깜빡 잊은 벌을
받지 않아도 되게 됐다.

그러나 앞으로는 미켈란젤로는 물론 여타 바이러스에 대한 걱정을 아예
털어버려도 되는 때가 올 것 같다.

내로라 하는 컴퓨터 바이러스 퇴치프로그램개발업체와 컴퓨터메이커들이
갖가지 컴퓨터바이러스에 두루 쓰일수 있는 백신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어
슈퍼 백신프로그램이 선보일 날이 멀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IBM도 이같은 백신개발에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는 업체의 하나로
꼽힌다. 인체의 면역기능과 신경망조직개념을 기초로 한 백신프로그램
기술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컴퓨터가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경우, 바이러스의 정체를
밝혀내는 동시에 자동적으로 그와 같은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형성하는
새로운 면역체계로 설명할수 있다.

또 이백신 프로그램은 컴퓨터가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으면 전 네트워크에
바이러스경보를 내리고 바이러스를 없애는 기능을 수행할수도 있어 현재의
백신프로그램을 대체할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컴퓨터관련업체들이 슈퍼 백신프로그램 개발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것은
새로 생겨나는 바이러스의 양이 엄청나 일일이 예방백신을 만들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컴퓨터바이러스를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IBM의 호돈연구소는 매일
2~3종의 새로운 바이러스가 발견되고 있으며 지금까지 2천5백종을 수집
했다고 말한다.

따라서 양적인 측면에서만 따져도 바이러스 퇴치프로그램 전문회사나
컴퓨터업체들의 능력을 훨씬 앞지르는 실정이다.

게다가 컴퓨터 바이러스도 자연계의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변종을
만들어가면서 생존력을 키워가 컴퓨터바이러스와의 전쟁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한예로 불가리아의 전설적인 컴퓨터해커인 "다크 어벤저(Dark Avenger)"
가 창조한 바이러스는 전염되는 과정에서 수많은 변종들을 만들어내
돌연변이 제조기라는 의미의 "뮤테이션 엔진(Mutation Engine)"으로
불리고 있다.

또 컴퓨터 통신및 네트워크화의 진전으로 바이러스의 확산이 가속화되면서
피해규모도 커져 슈퍼백신의 필요성이 증대되는 상황이다.

로터스 디벨로프먼트사는 최근 회사에 대해 불만을 품은 것으로 추정되는
직원이 퍼뜨린 문자폭탄형태의 바이러스로 인해 컴퓨터 네트워크 하나가
몽땅 망가질뻔한 위기를 맞았다. 이 바이러스는 네트워크로 연결된
컴퓨터사용자들이 컴퓨터를 켤때마다 시스템을 차례로 마비시켰던 것이다.

이처럼 컴퓨터이용자들을 곤경에 빠지게해온 각양 각색의 바이러스를
완전히 퇴치할수 있는 백신을 만들기위한 노력이 결실을 거둘때까지는
사용자가 주의를 기울여 감염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의 대책이라
할수 있다.

<김현일기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