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영국에서는 경영층이 받는 과도한 퇴직금이 시비거리가 되고있다.

이들은 고액연봉을 받는데다 퇴직금산정시 근무기간도 실제 근무연수의
3배이상을 인정받기 때문에 회사를 떠나면서 챙기는 돈이 엄청날수 밖에
없다.

게다가 일반인들은 실직과 함께 험난한 행로를 걸어야하나 이들은 임기
도중 경영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도 잔여임기에 대한 보상까지
받을수 있는 이른바 "롤링 컨트랙트"란 제도 덕분에 "억만장자"가 되는
기쁨을 누리게 된다.

실례로 올 2월 브리티시항공사의 회장직을 물러난 존 캐힐씨는 그
퇴임대가로 313만파운드(38억7,000만원)를 받았다.

라스모석유회사의 크리스 그린트리전회장은 지난해 1월 퇴직금으로
220만파운드(28억원), 그리고 출판그룹인 리드 엘스비어사의 피터
데이비스회장도 200만파운드 이상을 받기로 하고 최근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퇴직금규모가 이처럼 커질수록 기업의 재무구조는 나빠지고 이는 즉각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에대한 일반주주들이나 기관투자가들의
불만이 큰 것은 당연하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 영국증시에 상장된 총주식의 1.5%(금액기준)를
갖고있는 대표적 기관투자가인 "포스텔"이 2개월전부터 경영층의 퇴직금
축소운동을 열렬히 전개, 관심을 끌고있다.

이회사는 그 첫단계로 현재 기업관리법규인 캐드버리규정상 평균 3년으로
돼있는 임원들의 임기(롤링 컨트랙트)를 2년으로 단축하는 작업을 추진
하고 있다.

그 결과 파이낸셜타임스(FT)상장 100대 기업중 레저업체인 래드브로커등
4개 기업이 신임임원들의 임기를 2년으로 단축했으며 에어로 스페이스,
브리티시가스,아길(식품체인그룹)등 상당수 기업들이 이에따를 뜻을
밝히고 있다.

기관투자가들의 호응도 얻고있다. 그러나 포스텔사의 이같은 움직임에
비판적인 시각도 없지는 않다.

손EMI,BAT등 일부업체는 노골적으로 반대의 뜻을 밝힌후 임원임기를
3년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또 일부 펀드매니저나 법조인들은 "임기전 퇴임하는 경우 지불하는
보상금규모를 줄이는등 다른 방안을 찾는것이 합리적"이란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

그 결과가 어떻든 기관투자가가 처음으로 임원들의 퇴직금문제를 거론
했다는 점에서 유럽 기업들,특히 최고경영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브뤼셀=김영규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