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도 순환곡선을 그린다.

하지만 그 움직이는 모습은 개혁전과 후가 확실히 다르다. 요즈음 중국
경제의 "순환진폭"이 개방전보다 훨씬 커진 것이다.

79년 개혁개방이 시작되기전까지 중국의 물가는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한창 문화혁명이 진행되던 65년에서 70년 사이에는 단 1년(68년0.1%상승)을
제외하고는 매년 마이너스(떨어짐)를 나타낼 정도였다.

개혁 개방이 시작되고 가격통제정책이 포기되자 물가는 80년 6.0%의 상승
을 보이기 시작한 이래 85년 8.8%,88년18.5% 그리고 올해들어 상반기중
19.8% 상승을 보이는등 그 가파르기가 점점 커져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경제성장률도 다소 시차가 발견되기는 하지만 물가움직임과 궤를 같이
하며 그 진폭이 개방개혁 전보다 커지기는 마찬기지였다.

경제흐름의 진폭이 커진다는 것은 불황기의 충격이 심각해질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진폭을 줄이려는 노력이 다각도로 전개되었다.

이러한 "진폭 줄이기 정책"을 중국에서는 "치리정돈"과 "굉관조공"으로
불러왔다.

두 용어가 본질적으로 다른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치리
정돈이라는 용어가 제도나 경제관계 법등을 정비 정돈하여 경제가 스스로
굴러갈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자는 쪽에 무게가 실려 있는 반면 굉관
조공은 법적 제도적 경제 환경이 어느정도 정비되었다고 전제하고 경제
순환을 조절하기 위해 순수경제변수(이자율 통화 재정등의 변수)만을 조작
하여 경제순환을 조절하려는 것이라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는다.

용어야 어찌됐건 79년의 개혁개방 이래 중국에서는 크게 보아 4차례의
경기순환 조절책이 시행되었다.

우선 80년도중 경기가 7.9%의 성장을 시현하는 가운데 물가가 6.0% 뛰는
과열양상을 보이자 이듬해인 81년 실시한 제1차 치리정돈을 위시해 85년의
제2차 조치,그리고 88년과 89년의 제3차 조치가 이에 포함된다.

문제는 88년과 89년의 과열상이었는데 이 두해동안 물가가 무려 18.5%와
17.8%나 상승했던 것이다. 물가에 관한한 마이너스 내지는 커봐야 2%
내외의 물가상승률에 익숙해 있던 중국인들에게는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개혁개방으로 도농간 계층간 소득불균형으로 야기된 여러가지
정치 사회 경제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중국지도부로서는 당혹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89년부터 91년까지 2년간 실시키로 했던 당초 계획
은 1년이 연장되어 3년동안 실시될 정도였다.

안정화조치의 내용중 중요한 것을 추려보면 1. 총수요 억제를 위해 건설
투자를 통제하고 소비기금의 팽창을 억제하며 과소비풍조의 억제를 위한
세무관리를 강화하는 동시에 2. 재정금융 수단을 동원,금리인상과 통화
환수를 추진하고 예금유치 확대,신용대출금 공급의 우선순위 및 대출한도액
설정 등의 조치를 취했으며 3. 경제성장률 조정을 위해 우선지원산업지정,
지원제한산업 목록공표,사영기업 및 개체호(자영기업)에 대한 통제강화등을
실시했다.

사실상 서방의 시장경제체제에서 실시하는 거시경제정책들과 다를 바 없는
것들이었다.

다만 치리정돈이라는 용어가 여전히 사용 되고 있을 뿐이었다.

이러한 조치로 물가가 90년과 91년 각각 2.1%와 2.9%로 안정되고 성장률도
4.1%와 8.2%로 안정되었으나,93년과 94년 상반기중 경제는 물가가 각각
13.4%와 19.8%로 뛰는등 다시 과열양상을 보이게 되었다.

다급해진 중국정부는 작년부터 3차 치리정돈에 사용되었던 것과 비슷한
대책 들을 다시 채용하였다. 다른 점이 있다면 과거에 쓰던 "치리정돈"
이라는 구식용어를 버리고 보다 "시장경제적"인 용어인 "굉관조공(Macro
control)"이라는 용어를 쓰고있는 것이 다르다면 다른 것이었다.

정부의 거시조절정책에도 불구하고 상반기중 소비자물가가 전년동기 대비
19.8%나 상승하여 금년 1.4분기의 20.1%보다는 약간 하락세를 보였으나
여전히 작년 상반기의 10.5%,작년전체 13%를 훨씬 웃도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진정책이 아직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성장 투자 소비관련 지표들의 경우 그 증가율이 다소 둔화되는등
경제가 그나마 안정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은 중국정부가 통화 대출 투자
억제를 엄격히 실시하고 연초이래 추진한 제반 개혁조치들이 제한적이나마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할수 있다.

경기조절책의 성과가 어떻든 서방세계가 보는한 중국인들이 말하는 굉관
조공,즉 거시조절정책은 경기순환을 조절하려는 가장 "서방적인 몸부림"
으로 비쳐지고 있으며 중국에 관심을 갖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기대와
관심을 끌어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