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경기침체가 언제쯤 끝날 것인가"라는 물음을 두고 벌어진 논란은
이제 끝이 보이는 듯하다.

3년여전 일본경제를 둘러싸고 있던 거품이 가라앉으면서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기 시작한 일경제가 현재 최악의 상태를 벗어났다는 진단이 점차
설득력을 갖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달중의 주요 경제지표가 발표되면서 민간경제연구소를 중심으로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는 시각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일통산성은 지난 30일 일본의 4월중 산업생산이 전달보다 1.4% 줄었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0.1%포인트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이어통산성은 제조업부분만을 떼어놓고 본다면 5월중 산업생산은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1.4%정도 떨어지겠지만 6월에는 1.3%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수치는 경제전문가들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다. 당초
전문가들은 이달중 일산업생산이 전달보다 2-3%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관련, 니코리서치센터는 일본경제가 바닥권을 벗어날 것이라는
주장들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으며 이같은 주장이 설득력을 있다면서 앞으로
경기가 좋아지리라고 예상했다.

또 워버증권 일본 현지법인도 4월중 산업생산통계는 불황이 끝났음을
의미한다면서 비슷한 전망을 내놓았다.

경제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재고물량이 꾸준히 줄고 있는 추세도 경기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 기업의 재고지수는 지난 3월중 전달
보다 1.1% 감소했으며 4월중에도 0.7% 줄어들 것으로 이들은 추산하고 있다.

일본 기업들이 3월말 결산에 대비, 3월중에 실적을 과대포장하는 관례를
감안하면 지난달중의 산업생산실적은 일본경제가 어느정도는 활력을 되찾아
가고 있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것 같다.

뿐만 아니라 일본 정부의 경기전망에 대한 표현에서도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 어느때보다 자신감이 우러나오고 있다.

5월초만 하더라도 일본 경제기획청은 3월중 경제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일본경제는 나아질 것이라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를 경기
회복의 징후로 받아들이는 것은 성급하다"는 식의 극히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의 일본정부의 발표에서는 이런 뉘앙스는 사라져가는 인상이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도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것은 다소 성급하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일본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기업들이 일본정국의 불안정을 들어 대체로
그런 의견을 보이고 있다.

일본 경단련은 최근 하타 쓰토무총리와 고노 요헤이 자민당총재에 서한을
보내 정쟁을 중지하고 경제가 회생할수 있도록 협조해줄 것을 촉구했다.

경단련은 자민당이 예산안을 통과시키고 난뒤 여당에 대한 불신임안을
제출할 경우 정국혼란은 계속되며 이경우 현재 경기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해도 그싹이 짓밟힐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일본 경제계는 이가운데서도 특히 정치권의 분열로 대미협상력이 결여,
최악의 경우에는 엔화강세의 재발및 슈퍼301조 발동등 일본경제를 뿌리째
흔들수 있는 상황이 초래될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는 지적이다.

하타내각은 2월11일 이후 중단된 미국과의 포괄경제협상을 재개키로 24일
합의하는 "댓가"로 엔화강세행진을 막았으나 이협상이 차질을 빚게 되면
또다시 엔화강세가 시작될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본 기업들의 경우, 1달러에 1백17엔정도의 환율이 적당한 것으로 여기고
있으며 지금의 1백4-1백5엔정도를 넘어서는 엔화강세가 지속되면 일본경제는
회복은 고사하고 추가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다.

포괄경제협상의 결렬은 미국의 직접적인 무역보복을 야기시킬수도 있다.
기업들도 물론 이같은 일이 현실화, 일본 경제의 회생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믿는 것은 아니다.

단지 정국 혼란등으로 인한 걸림돌이 걱정된다는 시각이다.

결론적으로 일본 경제는 이제 멀지않아 바닥권을 벗어나 회복궤도에
들어설 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으며 초점은 회복력이 얼마나
강할지 하는 문제인 것으로 집약되고 있다.

(김현일기자)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