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컨티넨탈항공사의 최고경영자인 로버트 퍼거슨사장(45)은 "파산
항공사의 구제금융가"로 통한다.

이는 그가 뱅커스 트러스트은행의 항공산업관련 대부계에 몸담고 있다
지난 81년 휘청거리던 브래니프에어웨이즈사 재정담당으로 직장을 옮긴
이후 전임 사장이었던 로렌조 프랭크를 도와 쓰러져 가는 기업을 잇달아
인수하면서 얻은 별명이다.

지난 91년 경영을 맡아 지난해에는 회사를 파산의 늪에서 꺼낸 그가
이제는 컨티넨탈을 정상항로로 올려놓기 위해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그가 추진중인 컨티넨탈 정상화방안은두가지 방향으로 요약된다. 단거리
노선은 항공편수를 늘리고 요금을 싸게 책정,고객을 끌어들이고 장거리
노선은 전체 기내서비스를 일등석수준으로 향상시켜 컨티넨탈의 이미지를
개선한다는 것이다.

경쟁업체들이 이미 이와 유사한 전략을 시행,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컨티넨탈이 이를 도입하는데 대한 반응은 엇갈린다.

회사를 또다시 파산에 빠뜨릴수 있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극히
성공적이라고 평가하는 쪽도 있다.

이는 주위에서 그를 보는 시각이 긍정적인 것과 부정적인 내용이 엇비슷
하다는 사실과 흡사하다.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쪽은 그가 지나치게 독선적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그와 의견이 다르면서 그의 주위에서 배겨나는 인물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그예로 그가 취임한지 3년만에 10여명의 중역이 회사를 떠난 것을
지적하면서 퇴사한 사람들 가운데 절반은 등을 떼밀려 회사를 그만두었으나
나머지는 퍼거슨과 의견이 달라 자발적으로 다른 직장을 구했다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그는 같이 일하는 임직원들이 창의성을 발휘할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극히 인색하다고 비난한다.

하지만 그를 좋게 보는 사람의 의견은 판이하다.비록 퉁명스럽기는 해도
그는 솔직한 사람으로 생각하는 바를 거리낌없이 말하기 때문에 다른 것을
신경쓰지 않고 맡은 일만 제대로 하면 돼 곤란에 빠진 회사를 이끌어
가는데 더할 나위없이 적격이라는 주장이다.

그의 지지자들은 이러한 장점이 다른 단점을 커버하고도 남는다고 말한다.

더욱이 그의 성장배경 가운데에는 바닥생활을 했던 경험이 있어 일선
직원들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이해, 상황만 조성되면 화합을 통한 결집력을
이끌어낼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그는 지난 60연대말 레이대 2학년을 마치고 성적불량으로 쫓겨났다.

남학생클럽에 너무 열중한 나머지 공부를 등한히 한 탓이었다. 게다가
기계만지기를 좋아해 남학생클럽의 소방트럭정비반장을 맡을 정도여서
공부는 "남의 일"이었다.

이후 그는 한 공장의 야간교대조로 취직하는등 생계를 위해 궂은 일을
해야하는 경험을 했다.

이로 인해 그는 대학을 졸업해야 한다는 확신을 갖게 됐으며 대학으로
복귀, 72년에 재정및 경제학 학위를 취득했다.

그뒤 그는 뱅커스 트러스트은행에서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며 항공
회사와 인연을 맺게 됐다.

퍼거슨사장이 해결해야할 일은 아직까지 많이 남아 있다. 재정적으로는
회사를 흑자로 돌려야 하며 연말까지는 1천명의 직원을 감원해야 한다.

경영쇄신의 핵심골자인 단거리노선에서의 요금할인 대상도시를 하반기부터
는 지금보다 2배로 늘려야 하는 문제를 원만히 해결해야 하며 회사주식의
4%를 직원들에게 분배해 주겠다는 약속을 지킬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그가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추진하고 있는 회사 정상화계획은 지금까지는
마음먹은대로 되어가지 않는 모습이다.

항공정비사의 부족등으로 제때에 항공기가 배정되지 않는등 차질을 빚어
올해 1.4분기 컨티넨탈항공은 7천1백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그의 계획이 성공할수 있을 것으로 점치는 사람이 많은 편이다.

주위의 표현대로라면 그는 "이정표도 없는 그의 인생 최대 험로를 비행"
하고 있으며 이비행을 성공리에 마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현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