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단행된 미연준리(FRB)의 금리인상조치는 그동안 혼란스러웠던 금융
시장을 안정시키는데 일차적인 목적이 있다.

올들어 이미 3번씩이나 단기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인상했었으나 금융
시장, 특히 채권시장에서는 인플레에 대한 우려가 시장을 지배, 장기금리가
상승세를 보여왔다.

또 채권시장에서의 이러한 장기금리상승은 주식시장에도 악영향을 줘
기업들의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에 침체를 가져왔다.

외환시장에서는 행정부의 환율정책에 대한 의구심으로 금리가 오르는데도
달러가치는 떨어지는 이상현상이 일어났다. 지난 한달여동안 전반적인 금융
시장이 혼란에 빠졌던 것이다.

얼마전 FRB가 15개국 중앙은행들의 협조아래 외환시장에 개입, 달러를
사들임으로써 "더이상의 달러약세를 미국이 원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외환시장에 보낸 것처럼 "결코 인플레를 방치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채권시장에 보낸것이 이번 금리인상이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공업평균지수가 49.11포인트나 뛰어오르고
30년만기 재무부채권값이 상승(채권수익률하락)한 것은 FRB의 이러한
메시지를 환영한다는 분위기를 보여준 것이다.

FRB는 올들어 실시한 3차례의 금리인상이 당초 목적과 달리 시장에서 왜곡
해석돼 인플레우려를 증폭시켰던 교훈을 살려 이번에는 과감한 금리인상을
시도했다. 실질적인 효과보다는 상징적인 효과가 큰 재할인율을 5년만에
인상시킨데서 시장에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의지를 읽을수 있다.

FRB는 또 이번 대폭적인 금리인상조치로 FRB에 대한 신뢰회복을 노리고
있다. FRB가 인플레를 관리할 능력이 있음을 과시, 시장이 또 다시 혼돈을
일으키지 않도록 유도하고 있다.

FRB는 7%라는 지난해 4.4분기의 높은 성장률이 발표됐을때 연방기금금리를
0.25%포인트씩 미적지근하게 인상, 인플레관리능력에 대한 신뢰를 상실
했었다.

사실 최근들어 발표되는 경제지표들이 물가측면에서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생산활동측면에서는 위축되는 양상을 보여 전문가들사이에서도
금리인상폭에 대해서는 의견이 각각 달랐다. 그러나 FRB는 이번에 예상인상
내용중 가장 큰폭의 인상을 시도, "성장"보다는 "안정"에 비중을 더 두고
있다는 입장을 명백히 밝힌 셈이다.

여기에서는 미경제에 대한 FRB의 낙관적인 견해가 작용하고 있다. 금리를
크게 올리더라도 미경제의 회복세가 쉽게 꺽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동안 그린스펀의장을 비롯한 FRB관리들은 금리인상으로 경기회복세가
꺾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면서 성장을 가속화시키지도 않고
침체로 떨어뜨리지도 않는 중립적인 위치로 금리인상을 시도하겠다고
수차례 언급해 왔던 것이다.

이번 금리인상은 또 달러강세를 지지하기 위해 독일이 금리인하를 한데
대한 미국의 협조라는 측면도 무시할수 없다. 시장개입만으로는 달러강세
지지에 한계가 있느니 만큼 미국의 금리안상은 에상된 수순이었다.

<워싱턴=최완수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