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국제금리의 지표인 리보(런던은행간 대출금리)달러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 연율 5%에 육박하자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이를
저금리시대의 종언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역력해지고 있다.

리보달러금리(3개월물 기준)는 9일 4.8125%로 올들어 지난 몇달동안 1%
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지난 91년초이래 올초까지 리보금리가 연율 3%대의 매우 낮은 수준에서
안정돼온 점을 감안하면 최근의 상승폭은 매우 가파른 편이다.

기본적으로 리보달러금리가 급상승커브를 그리고 있는 것은 미국이 금리
인상이라는 금융긴축정책을 본격화하고 있어서이다. 올들어 미중앙은행인
연준리(FRB)는 세차례에 걸쳐 연방기금목표금리를 3%에서 3.75%로
인상했다.

재할인율이상으로 시장실세금리에 큰 영향을 미치는 연방기금금리의
인상은 국제금융시장의 대표인 런던시장에 소재한 일류은행들의
리보달러금리상승으로 곧바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FRB는 미국경제가 작년하반기를 기점으로 경기침체에서 완전히 벗어나
경기과열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 금리를 올리고 있다. 경기과열에
필수적으로 수반될 인플레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인플레우려로 미국의 30년만기 TB(재무부채권)금리도 지난 몇달사이에
6.7%대에서 7.5%대로 올라 있다.

미국내금리인상에 따른 리보달러금리가 5%근처까지 오르자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저금리시대가 끝났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리보마르크(독일)나 엔(일본) 프랑(프랑스) 파운드(영국)금리는 오히려
내림세를 보이거나 최소한 보합세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리보달러금리가
오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국제저금리시대의 종식"으로 해석할수 있다는
것이다.

그이유는 국제자본시장에서 달러표시대출의 비중이 전체의 60%에 이르기
때문에 리보달러금리가 오르면 모든 금리가 오르고 있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금리수준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볼때도 지난 3년간의 3%대와 비교, 현재
5%직전까지 올라있는 것은 저금리시대의 끝으로 보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FRB가 인플레우려를 완전히 잠재우기위해 조만간 연방기금목표금리를
4.25%로 올릴것이 확실시 되고 있어 리보달러금리는 좀더 오를 전망이다.

여기에다 지금은 일본과 유럽국가들이 경기부진으로 금리인하 또는 현수준
유지정책을 펴고 있으나 경기가 회복되는 올하반기쯤에는 금리인상정책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 리보엔이나 리보마르크금리도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저금리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기는 하지만 고금리
시대의 서막으로 볼수있느냐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고금리시대의 시작으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보고있으나 극히 소수의 전문가들은 고금리시대로 치닫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금리시대가 도래하려면 세계각국에 인플레가 만연돼야하나 현재로서는
인플레가 심화되는 기미는 없다. 각국 모두 경기침체여파로 높은 실업률에
허덕이고있을뿐 금리상승과 직결되는 물가폭등상황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고금리시대라는 진단을 받으려면 3개월물 리보달러나 엔 마르크금리가
8%이상이거나 미단기금리가 7~8%는 돼야하는데 적어도 앞으로 1-2년내에는
이정도까지 올라가지 않을 것으로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들은 또 과거의 금리역사로 볼때도 현재의 금리수준을 고금리시대의
서막이나 조짐으로 보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말한다.

고금리시대의 전형으로 평가되고있는 지난 80년대초경우 리보금리는 거의
20%에 이르렀다. 이밖에 80년대후반에 리보금리가 평균 7%대에 있을때도
고금리시대로 평가받지는 않았다.

이런 사실에 비추어 지금을 고금리시대의 시작이라고 평가하기에는
무리라는 견해이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금리가 앞으로 꾸준히 오를 것이라는
점이다. 세계경기는 앞으로 회복될것이 확실하고 그에따라 인플레우려가
가시화되면서 자연히 금리는 올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