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해는 세계적으로 자연재해가 유난히 많았던 한해였다. 홍수피해가
특히 심했다.

자연재해에 대한 피해보상의무를 지고 있는 세계보험업계는 93년을 60년
이후 최악의 한해로 평가하고 있다. 지역간 또는 국제적인 지원을 필요로
하는 대형재해만도 7건이나 되고 그 피해액도 2백30억달러에 달한다. 그럼
에도 보험에서 60억달러이하의 배상을 받을수 있는 재해비율은 전년도보다
훨씬 적다. 그만큼 보험배상을 한푼도 받을수 없는 재해가 많았다는 얘기다.
특히 홍수피해를 떠맡으려는 보험회사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보험업계의 짐을 그나마 좀 덜어줬다. 최근 독일의 뮌헨보험회사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작년에 발생한 자연재해는 6백여건. 건수면에서는 전년
보다 20%가량 늘어났지만 경제적인 피해액은 약5백억달러고 그중 보험으로
보상되는 액수는 1백억달러정도. 92년에 경제피해액과 보험보상액이 각각
6백25억달러와 2백44억달러였던 것에 비하면 보험회사들의 부담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작년에 가장 큰 자연재해는 8월중순께 미국중서부를 휩쓴 대홍수로 1백억
달러이상의 경제적 손실을 발생시켰다. 그밖에도 중국 유럽 이란등지에서
10억달러이상의 손실을 입힌 홍수가 있었다. 이러한 홍수사건은 대부분
보험배상대상이 아니며 주로 각국정부가 복구를 떠맡게 된다. 작년에 보험
배상대상으로 가장 컸던 자연재해는 미국남동부와 캐나다를 덮친 폭설로
보험배상액만 17억5천만달러에 달했다.

악몽의 93년이 지나갔지만 보험업계는 여전히 긴장하고 있다. 94년이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지진, 유럽의 겨울폭풍우, 미국과 캐나다를 엄습한 한파등의
엄청난 재앙과 함께 시작됐기 때문이다. 올 한해도 세계보험업계는 적자와의
싸움을 계속해야 할 판이다.

<이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