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와 펩시콜라.

세계음료수시장의 숙명적 라이벌인 두회사가 인도시장에서 다시 붙었다.
최근들어 코카콜라가 캘커타를 중심으로 17년만에 다시 영업을 시작한
것이다. 펩시콜라는 3년여전부터 인도에 터를 잡고 있었다.

지난77년 코카콜라는 인도를 떠났다. 제3세계 비동맹진영의 맹주였던
인도의 사회주의자들이 코카콜라를 자본주의의 심벌로 몰아세웠기 때문
이다. 인도를 다시찾은 코카콜라의 관계자는 "그동안(코카콜라를 자본주의
의 상징으로) 선전했던 것이 별다른 효과가 없는것 같다"며 초반판매실적이
기대이상임을 내비친다.

이제 인도는 시장자본주의를 지향하고 있으며 코카콜라와 펩시콜라는
공산당기관지에도 제품선전을 꺼리지 않고 있다. 코카콜라는 지난해10월
캘커타근교에서 음료공장문을 열었으며 인도의 최대음료업체인 팔레의
경영권을 확보했다. 팔레는 인도음료시장에서 60%의 점유율을 갖고 있는
회사다. 코카콜라는 팔레의 유통망을 통해 제품판매를 비약적으로 늘려
나가고 있다.

펩시콜라는 코카콜라측이 기습적으로 공세를 가해오자 인도듀크&선스란
회사와 맺고있던 제휴관계를 더욱 강화하면서 시장단속에 나서고 있다.
제품질을 높이기 위해 제휴관계확대와 함께 병을 납품하는 현지기업을
매수하고 있으며 광고효과를 높이기 위해 인도 젊은이들의 우상인 아미르
칸이란 영화배우를 출연시켰다.

펩시콜라는 켄터키프라이드치킨 피자헛등 자회사들의 영업점을 늘리고
이를 통해 아이스티와 캔스타일의 음료를 인도시장에 선보이는 등 소비자들
에게 다양한 선택폭을 주는 전략으로 다가가고 있다.

코카콜라와 펩시콜라간의 치열한 시장다툼은 새삼스런 것은 아니다.
러시아에서 중국에 이르기까지 자본주의시장이 열리는 곳에서는 양사의
의례적인 경쟁이 시작되곤 했다. 올들어서도 지난2월 클린턴대통령이
베트남에 대한 금수조치를 해제하자마자 펩시콜라는 호치민시에서 제휴회사
인 인터내셔널베버리지를 통해 제품을 선보였다. 같은 시각 호치민시
중심가의 옥상에 코카콜라의 네온사인간판이 내걸려 양사의 경쟁이 한치의
양보도 없음을 보여줬다.

두회사는 인도시장에서 당분간 치열한 공방전을 펼칠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상당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펩시콜라는 지난 3년여
동안 인도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1억8,500만달러를 쏟아부었다. 뒤늦게 인도
시장에 다시 뛰어든 코카콜라도 벌써 투자자금이 7,000만달러에 달하게
됐다.

코카콜라는 최근 300ml들이 콜라병으로 일격을 가했다. 펩시콜라의 250ml
들이 콜라보다도 낮은 가격을 책정했다. 이에 대해 펩시콜라는 어떤 대응책
을 구상하고 있을까. "코카와 펩시"의 싸움은 재미를 더해하고 있다.

<이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