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윌리엄스는 2년전 고등학교선생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지금 그는
포드자동차의 생산직근로자이다. 지난해 소득은 5만달러로 교사때의 배가
넘었다.

제프리 팬처슨은 크라이슬러자동차 미니밴공장의 용접공이다. 용접공으로
일하기에는 학력이 너무 높은 MBA로 윈저대경영대학원을 나왔다.
미국자동차업계에는 최근들어 이들 같은 생산직사원들이 급증하고 있다.
"고학력 블루칼라의 등장"이 미자동차업계의 새로운 고용풍토로 정착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지난 70.80년대의 고용풍토와는 매우 다르다. 당시에는
고등학교중퇴자나 기껏해야 고등학교졸업자들이 주로 자동차공장의
생산근로자로 일했다.

대학졸업자나 대학원출신은 말할것도 없고 2년제 전문대학졸업자들도
찾아보기 힘들 지경이었다.

고학력자들이 생산현장에서 일하기를 꺼려했고 자동차회사들도 일시키기가
어렵다는 단순한 이유에서 고학력자들을 생산근로자로 채용하기를
주저했었다.

미자동차업계에 새로운 고용풍토가 생기게 된데는 크게 두가지 이유가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은 분석하고 있다.

하나는 장기간의 경기침체로 일자리를 구하기가 힘들어진 고학력자들이
자동차생산직도 마다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차공장근로자의 급여가
상대적으로 높은 점은 고학력자들이 몰리는 매력포인트가 되고 있다.

대부분이 비록 시간제이긴 하나 열심히 일만 하면 연간 5만달러이상을
충분히 벌수 있다.

다른 하나는 자동차회사들의 고학력자들에 대한 인식변화이다.
블루칼라일지라도 저학력자보다는 고학력자들이 회사에 훨씬 이익이 된다는
것을 깨닫고 고학력자들 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같은 업체의 인식변화가 미자동차업계에 고학력블루칼라바람을 몰고온
더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회사는 고학력자들이 저학력자들에 비해 일을 가르치는데 비용이 훨씬 덜
든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또 고학력자의 경우 숙련공이 되기까지 걸리는
시일도 더 짧다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알게 됐다.

이와함께 고학력자들은 자기일에 대한 책임감이 강해 회사로서는
현장근로자들을 지도하고 감독할 관리자들을 줄일수 있는 이점이 있다.
저학력자들에 비해 창의성이 많고 작업방법을 개선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도 고학력자들을 채용했을때 회사가 얻을수 있는 혜택이다.

최근 크라이슬러가 디트로이트공장의 생산직근로자들을 채용했을때
약2백여명의 채용인원중 26%를 전문대졸업자이상에서 뽑았다. 과거
대학졸업자들의 숫자는 손꼽을 정도였다.

이는 물론 고학력자들의 지원이 많은 탓도 있지만 회사측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고학력자를 생산근로자로 채용하고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준다.

얼마전 포드자동차가 루이빌(켄터키주)트럭공장에서 일할 근로자
1천3백명을 모집한다는 광고를 냈다. 지원자는 11만명에 달했는데 이중
상당수가 전문대졸이상의 고학력자들이었다. 회사측은 채용인원중
3분의1을 고학력자들로 채웠다.

이들 고학력지원자들중에는 시청의 관리직원이나 교사처럼 전직이
화이트칼라인 사람들도 꽤 많았다는게 이 회사 인사담당자의 귀띔이다.

이처럼 미자동차업계에 고학력인 전직 근로자들이 급증함에 따라 최근
채용된 생산직원들의 평균연령이 31세로 높아졌다. 예전에는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어서 평균연령이 20세 전후였다.

고학력블루칼라바람은 자동차업계에만 부는 것이 아니다.
자동차업계는 고학력블루칼라화가 진행돼 가장 대표적인 업종이긴 하나
가전업계와 제약업계에도 약하나마 고학력블루칼라바람이 불고있다.

노동시장전문가들은 앞으로 미업계에 불고있는 이 바람이 점점 거세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