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거익선" 이는 최근 급속한 성장세로 컴퓨터업계의 주목을 받고있는
미국 AST리서치사의 기업모토이다.

IBM 컴팩 등 컴퓨터업계의 거인들이 경영혁신의 일환으로 살빼기작업
(다운사이징)에 열을 올리는 것과 대조적으로 AST는 "팽창주의"를 택하고
있다.

이 회사는 작년3월 탠디사의 개인용컴퓨터(PC)생산라인을 1억1천1백70만
달러에 사들이면서 컴퓨터업계의 선두그룹에 합류했다.

AST는 94회계연도 2.4분기(93년10~12월)에 6억7천7백만달러의 매출액으로
무려 95%의 신장률을 보였으며 순익도 20%이상 늘어난 1천7백9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로써 AST는 델컴퓨터와 게이트웨이2000을 제치고 IBM 애플 컴팩에이어
업계 4위자리에 올라섰다.

AST의 사피 쿼레시 회장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길밖에 없다"는 말로 자신의 경영철학을 대신했다.

그는 일정수준이상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회사만이 부침이 심한 컴퓨터
업계에서 생존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최근 몇년간 컴퓨터업계는 경쟁이 격화되면서 잇달은 제품가격인하로
경영수지에 심각한 타격을 받고있다. 쿼레시회장은 이같은 수익감소를
극복하기위한 방법으로 매수. 합병(M&A)과 시장개척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넓혀가는 전술을 취했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IBM의 경영혁신 구호는 이제 한물갔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탠디사를 인수한 결과 AST의 생산설비는 확대됐고 구입해야할 부품량이
늘어나 IBM과 애플사처럼 부품구입시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게됐다.

AST는 또한 탠디사를 인수하면서 영국 스코틀랜드와 미국 텍사스에 있는
4개공장을 확보하게 됐다. 이들 공장이 추가되면서 생산용량은 2배로
늘어났고 특히 유럽지역으로 수출되는 제품의 경우 현지생산을 통해 운송
비용을 줄일 수 있게됐다.

이밖에 탠디사의 브랜드인 "그리드"와 "빅터"를 흡수하면서 AST가 생산
하는 제품은 7개 브랜드로 다양해졌다. 쿼레시회장은 다른 컴퓨터업체와의
제휴에도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AST는 현재 경쟁업체인 델컴퓨터가 설계한 신형노트북을 OEM(주문자상표
부착생산)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다. AST는 여러기업으로부터 의뢰가 쇄도할
만큼 첨단컴퓨터제품을 낮은 비용으로 생산하는 실력을 인정받고있다.

AST는 타사제품 생산을 통해 전체 매출액의 15%를 벌어들이고 있다.
이같은 OEM방식은 넘치는 자사의 생산능력을 소화시키고 타사의 판매망과
브랜드를 활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추진되고 있다.

AST의 팽창전략은 해외시장개척에서도 뚜렷이 나타난다. 경쟁자들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위해 위험부담을 무릅쓰고 미성숙한 해외시장에
전격 진출하고 있다.

즉 "무주지선점"전략을 감행하고 있는 것이다. AST는 최근 대만 홍콩 등
동아시아지역에 생산라인을 갖추는 등 해외시장 공략을 확대해갔다.

특히 중국에서 이런 전략은 제대로 먹혀들어갔다. 중국에서 판매되는
컴퓨터 4대중 1대이상이 AST제품이다. 현재 AST는 중국시장에서 총매출액
의 10%를 뽑아내고 있다.

게다가 중국시장이 매년 20%이상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AST의
미래는 더욱 밝다고 할수있다. 쿼레시회장은 이제 아시아를 거쳐 아프리카
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는 "아무도 관심을 두지않는 곳이 곧 우리가 진출할 시장"이라며
아프리카에서도 또 하나의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자신했다.

팽창경영이 성공을 거두면서 AST는 이제 자타가 공인하는 컴퓨터업계의
강자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최근 미국의 한 시장조사기관은 AST를 가리켜
갑자기 나타난 컴퓨터업계의 "신데렐라"라고까지 표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러나 AST의 무차별에 가까운 팽창경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현재의 성장세는 기업확장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있다.

이들은 AST가 장기적으로는 IBM이 겪었던 "비만증"에 시달릴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AST는 아직까지 탠디사 인수에 따른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이번 분기의 경영실적이 당초 기대보다는 부진할 것으로 보여 최근
주가가 18%나 하락하기도 했다.

어쨌든 AST가 몰고온 확대경영 바람은 당분간 전략부재에 허덕이는
컴퓨터업체들에 새로운 경영모델로 각광 받을 것이다.

<이영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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