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금융당국이 인플레예측지표로 통화량대신 국제금값의 변동을 중시할
것임을 언급, 관심을 끌고있다.

앨런 그린스펀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은 지난달 의회에 제출한
통화정책보고서에서 앞으로 통화량의 증감보다는 국제시장에서의 금가격
변동추이를 인플레예측지표로 더 중요하게 활용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그는 지난 2월4일 4년만에 처음으로 취한 단기금리(연방기금금리)인상
배경을 설명하면서 "금값이 장래의 인플레를 예고해주는 아주 유용한
지표중 하나"라고 보고서에서 밝혔다.

미국은 지난 71년 닉슨전대통령의 금태환정지선언으로 브레튼우즈체제가
무너진후 지금까지 주로 통화량조절을 통해 인플레를 억제해왔다.

FRB는 금값변동 중시 방침과 관련,물가상승률이 현재 2.7%수준으로 안정돼
있고 총통화(M2)증가율도 2%대로 낮지만 금값이 작년말부터 15%안팎의
비교적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는등 금값움직임이 심상치 않자 "인플레를
미연에 방지해야한다"며 연방기금의 목표금리를 올들어 두차례 올렸다.

다시말해 금값움직임을 보고 금융정책을 긴축기조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와 같은 개도국에서도 전체 유동성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낮아지고있는 M2를 통화관리지표로 삼고있는데
그결과 인플레를 효과적으로 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일부 비판이 제기돼
왔다.

이런 상황에서 미중앙은행인 FRB가 금값 움직임을 보고 일찌감치 긴축
기조로 돌아선것은 각국 금융당국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자못 크다.

경제학자들은 그러나 금값이 인플레율 예상치와는 무관한 국제정치정세의
변동에 따라 크게 좌우되는데다 투자가들이 최근 금보다는 스왑옵션등
파생금융상품을 이용하여 예상되는 인플레에 대처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금값을 인플레예측지표로 사용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이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