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1일 스웨덴과 핀란드 오스트리아등 3개국을 새로운
회원국으로 가입 시킨다는데 합의했다.

이로써 EU 회원국은 종전의 12개국에서 15개국으로 늘어나게 됐다. 이들
3개국과 함께 EU 가입 협상을 벌여왔던 노르웨이는 북해수역에서의 어획권
행사와 관련,EU와의 이견조정에 실패함으로써 혼선을 빚고 있으나 다음주로
예정된 추가협상에서는 가입이 확실시 되고 있다.

노르웨이를 포함한 이들 4개국이 EU에 추가로 가입하게 되면 EU는
궁극적으로 인구 3억7천5백만명을 포괄하는 세계최대규모의 경제블록을
형성,미국,멕시코,캐나다등 3개국으로 구성된 북미자유무역지대를 압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4개국의 신규 가입은 EU 입장에서 볼때 역내 GDP(국민총생산)의
증대를 의미할뿐만 아니라 동유럽 국가들과의 교역확대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 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들 4개국의 EU 가입이 공식 확정되기 위해서는 내년 1월1일이전
에 해당 국가들의 국민투표에서 범국민적 승인이 이뤄져야 한다는 난제를
안고 있어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회원국인 스위스가 EU 가입을 신청했다가 국민투표에서 부결된 선례가 있어
이들 국가들의 EU가입이 무산될 가능성도 결코 배제할수 없다.

무엇보다도 우선 이들 4개국은 자국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EU 가입 자체가
갖는 긍정적 의미 설득과 함께 이번 협상에서 회원국 가입에 대한 대가로
EU측에 그렇게 많은 것을 내주지는 않았다는 점을 적극 부각 시켜야 한다.

스위스나 덴마크의 예에서 보듯이 이들 국가들이 범국민적 지지를
얻어내는데 실패한다면 EU 가입문제와 관련 또다른 정치적 소용돌이에
빠져들 가능성이 농후하다.

유권자들 시각에서 볼때 만약 자국의 정치집단들이 전체 국민의 일반적
정서와 어긋나게 일방적으로 협상을 종결지었다고 결론 지어진다면
덴마크나 스위스와 같은 사태가 돌출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덴마크는 지난 92년 유럽통합을 위한 마스트리히트조약을 국민투표에
부쳤으나 유권자들의 반발에 밀려 2차 투표를 거치는 우여곡절 끝에
겨우 조약을 발효 시켰다.

실제로 이들 4개국에서도 이러한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

핀란드의 경우 여론조사결과 39% 정도만이 EU가입을 지지하고 있고 30%는
극력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31%가 EU 가입의 향배를 쥐고 있는 셈인데 이들로부터 얼마만큼의
지지를 얻어낼수 있을지 아직은 미지수다.
스웨덴은 이보다 훨씬 심각하다. 전체의 42%가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고
찬성은 35%에 불과하다. 부동표인 23%가 일제히 찬성쪽으로 표를 던진다고
하더라도 지지세력은 58%에 지나지 않는다.

오스트리아의 경우도 인접국인 스위스의 부정적 선례가 있어 국민적
지지를 얻어낸다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오스트리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스위스는 최근 표결을 통해 EU와의 계약이 끝나는
2004년 이후에는 EU 화물트럭이 자국 도로를 통과하는 것을 금지하기로
결론을 봤다. 화물트럭 때문에 입게되는 환경 피해가 극심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러한 환경적 관심은 스위스 뿐만 아니라 오스트리아 국민들 사이에서도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EU 가입을 위한 표결에 상당한 변수가 될수
밖에 없을 것이란 지적이다.

이들 4개국이 예상되는 모든 장애물들을 극복하고 당초 일정대로 95년
1월1일 이후 완전한 회원국이 된다 하더라도 EU와의 융화를 위해서는
결코 쉽지 않은 많은 작업과 손질이 필요하다는 것이 EU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서로 다른 정치적 견해와 경제 구조,문화적 차이를 갖고 있는 이들
국가들이 EU라는 대전제 아래 기존 회원국들과 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특히 스웨덴등 북유럽 3개국은 교역 측면에서는 자유무역주의를 표방하고
있지만 환경문제 같은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보호주의 색채를 띠고 있어서
EU 회권국들간의 복잡 다단한 조율과 융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치적 측면에서 볼때도 오스트리아를 비롯한 이들 4개국은 전통적으로
중립노선을 견지해온 국가들이기 때문에 공동의 외교및 안전보장정책을
추진하고있는 EU 측으로서는 이들 국가들의 국민적 정서를 소화해 내야하는
난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정황을 감안해볼 때 결국 이제 시작인 셈이다.

<김병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