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례 G7재무장관및 중앙은행장 회의가 26일 독일의 프랑크푸르트시근교
크론베르크에서 개최된다.

명목은 G7회담이지만 러시아의 재무장관 중앙은행장 경제장관이 모두
초청되어있어 실제는 G7+1회담 형식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이번 회담의 주의제는 국제환율 움직임에 대한 평가,대러시아 지원,세계
경제 성장에 관한 국제적인 협조체제 구축등 예년과 큰 차이가 없다.

G7정상회담과 번갈아 열리는 재무장관및 중앙은행장회의인 만큼 이번회동
역시 본질적으로는 정상회담에서 다룰 의안과 과제를 확인하고 기존 합의
사항을 점검하는 실무회담적 성격을 갖고있는데 불과하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의 무역갈등이 전쟁을 운운할만큼 악화되어있고 러시아
의 정치변화가 심상치 않은데다 우루과이라운드 후속조치를 둘러싼 G7 내의
갈등도 겹쳐있어 회의참가국 모두가 결코 긴장을 풀수는 없는 형국이다.

미국의 벤슨재무장관과 일본의 히로히사 후지이재무장관은 24,25일 각각
기자회견을 갖고 가시돋힌 설전을 주고받는등 벌써부터 이번회의가 미국과
일본의 한판 승부처가 될것임을 예고해놓고있다.

미국과 일본은 양국의 무역갈등에서 서로가 G7의 후광을 업고자하는 만큼
쌍방간에 기선제압을 노린 제안과 역제안을 되풀이 내놓고있다. 미국은
이번 회담에서 유럽을 동맹군으로 끌어내기 위해 유럽각국의 금리 인하
요구라는 압력카드를 일찌감치 던져 둔상황이고 일본으로서는 이번 회의를
통해 유럽과 연합,미국의 독주에 제동을 건다는 목표를 숨기지 않고있다.

이같은 상황이 구체화된다면 이번 회담은 미국과 일본이 구경꾼들을 불러
모아둔채 본격적인 무역 전쟁을 앞두고 벌이는 한판의 탐색전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1일 미일포괄경제협상이 실패한이후 궁지에 몰려있는 일본은 이번
회담을 통해 미국과의 1대1관계를 최대한 다자간관계로 전환시킨다는
전략을 세우고 총력을 기울이고있다. 일본은 협상이 결렬된 직후부터 이미
"G7회담등 국제무대에서 엔화를 포함한 각국화폐의 환율변동 문제를 공동
으로 다루자"는 제안을 던져놓고 있다.

일본은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환율은 경제의 기초를 반영하며
인위적인 조작은 불가하다"라는 한마디 성명서라도 채택하기 위해
유럽각국과 에비접촉을 벌이는등 분주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지난해 UR의 시한내 타결을 끌어낸 유일의 슈퍼파워가 미국이니만큼
G7회의가 미국에 대해 어느정도 의미있는 저항선을 공동으로 구축할수
있을지는 물론 의문스럽다.

24일 벤슨 미재무장관은 G7회의에 대한 미국의 요구사항을 분명한 어조로
밝히는 한편 일본의 엔화에 대해서도 엔하락에 대한 미국의 반대입장을
확실히 해두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국제 경제회복을 위해서도 유럽의
금리인하가 가시적인 선까지 관철되어야 한다는 미국의 요구는 최근 잇달아
소폭의 금리인하를 단행한 유럽각국에는 여전히 압력요소로 작용할 전망
이다.

G7회원국중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등 유럽쪽은 유럽경제의 회복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가지면서도 인플레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안감을 떨쳐
내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더구나 미국이 최근의 0.2%포인트 인상에
이어 앞으로도 금리를 계속인상해갈 방침이어서 섣불리 대폭적인 금리
인하에 나서기는 주저되기 마련이다.

국제적인 무드는 확실히 미국에 불리하게 돌아가고있다. 지난 17일 관세
무역일반협정(GATT)은 제네바에서 회의를 갖고 미국의 무역정책이 보호
주의적 색채를 더해가고 있다는 비난한 바 있다. 미국이 일본에 대해
슈퍼301조등 무역보복 법안을 서둘러 발표하지 못하고있는 점도 이것이
국제적인 비난을 불러올수있다는 일말의 우려가 깔려있기 때문이라고도
볼수있다.

약 7시간에 걸쳐 진행될 이번회의가 얼마나 의미있는 결론을 끌어낼지는
물론 뚜껑을 열어봐야 알수있는 일이다. 만일 미국이 G7회의의 양해를
얻는데 성공한다면 이회담이후 미국의 대일무역압력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점을 예상하기는 어렵지않다.

이번 회의에서 무언가 가시적인 성과가 있다면 이는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2차지원안에 대한 결의가 될것이다. 인플레 통제를 위한 엄격한 통화관리
라는 조건이 붙어있기는 하지만 보수파득세등 러시아 정치상황은 서방의
지원을 더이상 머뭇거리게 할수없도록 상황을 몰아가고있다고 할수있겠다.

<정규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