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최완수특파원]19년간에 걸친 미국의 대베트남경제제재조치
전면해제 결정이 초읽기에 접어든 가운데 베트남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미국기업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인구 7천만에 달하는 큰 소비시장과 향후 2000년까지 철도 도로 항만등을
포함 국가재건을 위한 민간및 공공투자수요가 4백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베트남이 새로운 투자대상으로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 사설 여론조사기관이 최근 1백10개 미국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기업들은 경제제재조치 해제이후 베트남시장이
2년간 27억달러상당의 사업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5년이내에 82억달러규모로 사업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있다.

이와관련 세계최대 생활용품회사인 프록터&갬블의 한 관계자는 "미국기업
들은 7천만 인구를 갖고 있는 베트남의 풍부한 소비시장만으로도 투자할
가치가 있는 시장으로 군침을 흘리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모빌사는 베트남 연해의 석유탐사를 위한 국제입찰에 참여하기
위해 기초 준비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캐터필러사는 7억달러이상의 중장비수요가 예상되는 베트남의 개발사업에
70억달러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사는 베트남의 컴퓨터수요가 폭발할 것으로 예상,이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수립에 나서고 있다.

IBM과 디지털이퀴프먼트사는 베트남의 정보기술구입을 뒷받침하기 위해
앞으로 7년간 3억달러를 지원키로 합의했다.

제너럴 일렉트릭(GE)은 발전장비 제트엔진 의료장비 철도차량등
5억달러상당의 자사제품을 판매할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웨스팅하우스사는 발전설비 냉장고등 대형 주력제품으로 시장을 파고들기
위한 전략을 마련, 현지 판매망구축작업에 돌입했다.

보잉사도 경쟁자인 유럽의 에어버스사가 장악하고 있는 항공기시장을
빼앗기위해 베트남정부고위관료들과의 접촉을 강화하고 있다. 보잉은
50억달러규모의 항공기를 판매할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밖에 크라이슬러와 건설회사인 브라운&루트사는 하노이에 지부를 두고
있는 경영자문회사인 바티코사를 앞세워 진출방안을 모색중인 것으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미기업들에 대한 지불보증및 정치적위험에 대한 보험업무를 맡고
있는 미해외개인투자회사(OPIC)가 외교관계를 맺지 않은 나라에 대한
투자에 대해서는 관여를 할 수 없게돼 있어 미국기업의 활동은 경제제재
조치가 해제되더라도 당장에 활발히 이루어지지는 못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수출입은행도 미국수출상품에 대한 보증업무를 시작하기위해서는 양국간
외교관계 정상화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한다.

이은행 관계자는 "베트남에 수출되는 상품에 대해 과연 얼마만큼의
위험부담을 떠안을수 있는지에 대한 사전검토가 필요하다"며 "이 작업에
시간일 얼마나 걸릴지는 알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클린턴대통령이 대베트남경제제재조치해제방침을 굳히고 있는 만큼
조만간 양국간 국교정상화에 이어 미국기업들의 활동을 부추기기 위한 각종
조치들이 터져나올 것이 확실시돼 베트남을 무대로한 세계 각국기업들이
시장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베트남은 특히 제조업근로자의 월평균 급여가 35-45달러수준으로 여타
동남아지역국가에 비해 저렴한데다 법인세도 상대적으로 낮아 미국기업들이
마지막 투자대상국가로 군침을 흘려왔던 곳으로 경제제재조치 해제이후
미국기업들의 진출이 러시를 이룰 전망이다. 현재 베트남에는 35개의
미국기업이 하노이와 호치민시에 대표사무소를 열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