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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재산권보호 최혜국지위(MFN)연장 시장개방등 산적해 있는 미.중
양국간 무역협상 문제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9일 4일간의 일정으로 북경을 공식방문했던 로이드벤슨 미
재무장관이 대중무역협상과 인권문제를 결부시키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강력히 전달한데 대해 중국이 어불성설이란 자세로 일관, 양국간 2,3
라운드 무역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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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두나라 사이의 1라운드 싸움에서는 일단 미국측의 승리로
결말났다. 미.중 양측은 지난 17일 새로운 섬유쿼터협정에 서명,
지난해부터 시작된 5차례에 걸친 줄다리기 협상을 매듭지었다.
이과정에서 미국은 지난 6일 중국이 수출하고 있는 88개품목의
섬유류제품에 대한 수입쿼터를 25~35%삭감하겠다고 으름장을 놨었다.

새협정은 올해 중국의 대미섬유수출물량을 45억달러선으로 지난해와
같은 수준에서 동결하고 있다. 쿼터증가분도 매년 1%로 묶었다.
쿼터물량에 한해 종전보다 13%,7억달러정도의 대미섬유제품 수출감소를
중국이 수용한 셈이다.

중국은 또 제3국을 통한 불법위장 수출사례가 적발됐을 때 그물량의
3배에 달하는 쿼터를 삭감한다는 미국측 조항을 받아들였다. 불법수출이
의심되는 공장에 대한 미국측의 불시사찰도 수용했다. 연간
20억달러규모로 추산되는 불법우회수출이 원천봉쇄된 셈이다. 최극
급격히 미국시장을 파고들고 있는 실크제품에 대한 쿼터도 매년 1%에
한해 늘려주겠다는 미국측 의사에도 동의했다. 지난해 중국의 실크제품
대미수출물량은 22억달러정도이다.

중국측으로서는 25~35%의 쿼터를 일방적으로 삭감당하기보다 불법우회
수출하고 있음을 시인, 대미섬유류수출 감소폭을 줄이는 편이 낫다는
판단에 따라 일단 꼬리를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전체적으로는
1백20억달러에 달하는 무역역조에 고민하고 있는 중국이지만 미국과의
거래에 있어서는 2백30억달러의 흑자를 기록, 막무가내로 버티기 힘들게
됐다는 점도 이번 협상타결을 가능하게 했던 중요한 요인으로 지적된다.

그러나 1라운드에서의 승리를 여세로 MFN연장 지적재산권보호 등
2,3라운드 협상테이블에서도 항복을 받아내겠다는 미국측의 의도는
상당한 시련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7월말로 만료되는 MFN이 1년간 더 연장되지 않을 경우 대미수출품에
대한 관세가 현행 8%수준에서 40%로 뛰어올라 중국산제품의 미국시장
진입이 사실상 막혀버리는 결과가 되지만 중국에 있어 인권문제만큼은
던져버릴수 없는 자존심이 걸린 사안이기 때문이다.

연간 5천만장씩 중국에서 불법복제돼 그중 95%이상이 해외시장에서
헐값에 팔리고있는 콤팩트디스크(CD)등 불법복제품에 대한 지적재산권
보호도 관리가 힘들뿐더러 관세인상에 따른 가격경쟁력약화로 연쇄적인
공장폐쇄를 낳을수도 있는 안건이다.

더구나 중국은 자국시장에 발을 들여놓고 있는 미국 대형업체들의
측면지원도 받고 있다.
급격한 경제성장으로 외국기업의 투자액이 92년현재 91년보다 8배나
많은 5백81억2천4백만달러에 달하고 있다. 미국기업의 투자규모는
화교가 경제권을 잡고 있는 아시아국가와 일본의 뒤를 잇고 있다.

지난해 12월 주용기부총리가 "MFN을 연장치 않으면 손해보는 것은
미국이지 중국이 아니다"고 말한 것의 뒷배경이다. 클린턴행정부는
지난해에도 이들 중국진출기업들의 로비를 뿌리치지 못했었다.
결국 실리를 중시하는 클린턴행정부는 "닉슨의 핑퐁외교 이후 양국간
최대외교사안"을 놓고 별다른 소득없이 물러날 가능성이 짙다는게 일반
적인 시각이다.

더구나 중국이 "선 MFN연장,후 인권개선"을 제안하며 유화조치를 취하고
나올때 UR협상종결, NAFTA체결등 커다란 외교적 성과를 일궈낸 클린턴
행정부가 적지 않은 시장을 갖고 있는 중국문제로 흠집을 내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중국으로서도 대미수출비중이 30%에 달하는 만큼 MFN연장과
관련한 인권문제 우선해결이란 미국의 주문을 전혀 무시할수 없는
상황이어서 향후 양국간 힘겨루기가 어디까지 갈것인가에 대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재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