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최완수특파원] 은행감독권을 둘러싼 미재무부와 미연준리
(FRB)의 대결이 연초부터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해 11월 재무부가 은행감독기관일원화법안을 의회에 제출하면서
불편한 관계를 보였던 두기관은 새해들어서면서 FRB가 반격을 개시,
새로운 논쟁을 일으키고 있다.

존 라와레FRB이사가 4일 발행된 금융잡지 "아메리칸 뱅커"에 개인
자격으로 새로운 은행감독개혁안을 제시,미재무부의 감독일원화법안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고나선 것이다.
라와레이사는 기고한 글에서 기존의 4개감독기관을 통폐합시키되
단일화보다는 FRB를 반드시 포함하는 2개의 감독기관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즉 주인가은행의 경우 모든 감독권은 FRB로 이관시키고 그외의
은행감독은 신설되는 연방감독기관이 담당하도록 하자는 것이 주된
내용. 현재4개인 감독기관을 단일화시켜 FRB의 은행감독권도 연방
은행위원회로 이관시켜야한다는 재무부안에 분명한 반대의사를 나타
내고 있다.

금융소식통들은 라와레이사의 이같은 개혁안이 개인자격으로 발표
됐지만 FRB내부의 견해를 집약, 내부에서 폭넓은 검토를 거친끝에
나왔다고 지적하면서 이 문제를 둘러싼 재무부와 FRB의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린스펀 FRB의장도 지난 연말께 월스트리트저널에 재무부안이 FRB의
정책수행능력을 잠식할 것이라는 내용의 글을 기고한바 있어 FRB의
반격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미국은 4개의 은행감독기관이 있어 통화감독청(OCC)이 3천3백개
정도의 상업은행을, 저축기관감독청(OTS)이 2천2백개 정도의 저축대부
조합을,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7천개정도의 주인가은행(비FRB회원),
FRB가 은행지주회사와 1천개정도의 주인가은행(FRB회원)을 감독하고 있다.

라와레이사는 현재 재무부산하기관인 OCC와 OTS를 합쳐 연방감독기관을
만들고 FDIC관할의 주인가 은행감독권을 모두 FRB로 이관시켜 연방인가
은행과 저축대부조합은 연방감독기관에서,주인가은행은 FRB에서 감독
하자는 것이다.
FRB시스템에 가입하지 않은 주인가소형은행들이 FRB관할로 들어가는
것에 찬성하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의 금융인들은 이것이 재무부와 FRB의
권력싸움으로 발전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