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등규·최정훈 2대에 걸친 '골프사랑'…부자 나란히 아시아 골프산업 '파워인물'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과 최정훈 이도(YIDO) 대표(사진)는 최근 골프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부자(父子)지간’이다. 미국 골프산업전문매체 골프Inc가 ‘아시아 골프산업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인’으로 최등규 회장과 그의 장남인 최정훈 대표를 나란히 선정하면서다. 골프업계에서 부자가 나란히 ‘파워인물’에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의 행보는 외모만큼이나 닮은 듯, 다르다. 최 회장은 자수성가한 기업가다. 빈농의 아들이던 그는 쌀 한 말을 지고 서울로 올라와 맨손으로 지금의 대보그룹을 일궈냈다. 전국 66개 고속도로 휴게소와 주유소를 운영하는 대보유통을 비롯해 대보정보통신, 대보건설, 서원레저 등을 보유하고 있다. ‘무차입 경영 추구’로 내실이 탄탄한 기업으로 꼽힌다.
최등규·최정훈 2대에 걸친 '골프사랑'…부자 나란히 아시아 골프산업 '파워인물'
최 대표는 ‘오너 2세’다. 하지만 아버지의 그늘을 벗어나 이도를 창업해 홀로서기에 성공했다.

이도는 오래된 자산과 인프라를 현대화하고 가치를 끌어올리는 ‘밸류업 플랫폼’ 기업이다. 금융 조달과 구조화, 직간접 투자 등 금융 전문성에 차별화된 운영관리가 강점이다. 부실 골프장, 공실이 많은 오피스, 오래된 폐기물 시설 등에 금융회사와의 협업으로 직간접 투자를 진행해 시설을 개선하고 전문적인 운영을 더해 자산 가치를 끌어올린다.

충북 보은의 ‘클럽디(CLUBD) 속리산’이 대표적이다. 이도는 2019년 금융회사와 손잡고 아리솔CC를 인수했다. ‘클럽디’ 간판을 단 뒤 골프장은 빠르게 변신했다. 잔디 관리와 서비스가 전면적으로 업그레이드됐고 그린스피드도 일정 수준 이상 유지됐다. 그 결과 매출은 인수 전인 2018년 71억원에서 인수 2년 만인 2021년 117억원으로 65% 뛰어올랐다.

골프를 사랑하는 방식은 다른 듯, 같은 길을 지향하고 있다. 최 회장은 서원밸리CC와 서원힐스CC까지 총 45홀짜리 골프장을 보유하고 있다. 그에게 골프는 사업이자 나눔을 실천하는 장이다. 23년째 이어오고 있는 그린콘서트가 대표적이다.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서원아카데미 우수학생으로 선정해 시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장학사업도 진행한다. 지난해에는 남녀 선수로 구성된 대보골프단도 창단했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시즌 개막전인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에서 우승한 고군택이 대보골프단 소속이다.

최 대표도 골프 사랑으로는 아버지에 뒤지지 않는다. 이도가 정상궤도에 오른 뒤 레저 브랜드 ‘클럽디(CLUBD)’를 론칭하며 골프업계로 영역을 확장했다. 충북 클럽디 보은(18홀)·속리산(18홀), 전북 클럽디 금강(18홀), 경남 클럽디 거창(27홀) 등 4개 골프장 총 81홀 규모의 전문 운영관리를 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서울 청담동에 고품격 실내 골프 클럽 ‘클럽디 청담’을 열었다.

최 대표는 꿈나무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클럽디 꿈나무 사회공헌’이 대표적이다. 골프를 배우고 싶거나 프로선수를 꿈꾸는 초등학생 및 중학생을 대상으로 총 8회에 걸쳐 전액 무료로 교육을 한다. 또 다음달 6일부터 3일간 전북 익산 클럽디 금강에서 클럽디 아마추어 에코 챔피언십을 연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