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식스’ 이정은(27)이 미국 본토에서 올해 처음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 첫날 우승경쟁에 뛰어들며 부활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이정은은 2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골드캐니언의 슈퍼스티션 마운틴GCC(파72·6526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드라이브온 챔피언십(총상금 175만달러) 1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쳤다. 버디를 7개 몰아치면서 공동 6위로 경기를 마쳤다. 신지은(31) 등 공동선두 그룹과는 2타 차다.

이번 대회는 올 시즌 LPGA 투어의 본격적인 시작점으로 꼽힌다. 개막전이었던 힐튼그랜드베케이션스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가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렸고, 이후에는 태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스윙대회로 이어졌다. 이 대회를 시작으로 오는 7월 다우그레이트레이크스베이인비테이셔널까지 약 4개월 동안 미국 본토에서 대회를 연다. 올 시즌 처음으로 144명이 출전하는 풀필드 대회이기도 하다.

이정은은 지난 시즌 스윙 교정을 시작해 이제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상태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18홀 내내 안정적인 플레이를 보였다. 14개 홀 가운데 11개 홀에서 페어웨이를 지키며 페어웨이 안착률 78.5%를 기록했고 평균 비거리도 277야드로 준수했다.

특히 퍼트가 좋았다. 이정은은 이날 경기에서 퍼터를 단 22번 잡았다. 그는 경기를 마친 뒤 “투어생활 8년간 이렇게 빠른 그린에서 플레이한 것은 정말 드물었다. 연습라운드 때 그린 스피드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그린 스피드에 익숙해지는 연습을 많이 한 덕분에 오늘 퍼팅이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은은 2019년 US오픈 우승과 신인왕 수상자다. LPGA 투어를 정복할 차세대 주자로 꼽혔지만 2020년 코로나19로 대회 출전 기회가 줄어들면서 상승 흐름이 끊겨 부진을 겪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다시 한 번 상승세를 만들어내며 부활을 노리고 있다. 이정은은 “올해 경기를 보면 앞서 치른 3개 대회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거뒀지만 한국에서 재충전한 덕분에 컨디션이 매우 좋다”며 “전지훈련 때 준비한 것을 펼쳐내면 좋은 기회가 올 것으로 믿는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날 경기에서는 신지은과 재미동포 앨리슨 리(28), 가비 로페즈(30·멕시코)가 7언더파 65타로 공동선두에 올랐다. 투어 2년 차인 안나린(27)은 5언더파 67타로 이정은과 나란히 공동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직전 대회인 HSBC위민스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세계랭킹 1위 탈환에 시동을 건 고진영(28)은 2언더파 70타로 공동 48위로 경기를 마쳤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