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킬로이와 
‘스텔스2’ 드라이버
매킬로이와 ‘스텔스2’ 드라이버
골프용품 회사가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가장 신경 쓰는 것 중 하나가 선수들의 사용 여부다. 프로골퍼들이 손에 익은 클럽을 계속 사용하려 하기 때문이다. 선수가 이전 모델의 클럽을 쓰면 회사가 홍보를 위해 드라이버 커버만 신제품으로 갈아 끼워주는 편법까지 동원할 정도다.

올해 초 ‘스텔스2’를 출시한 테일러메이드도 걱정이 많았다. 스텔스2 출시 전부터 선수들에게 써보라고 했는데, 하필이면 대표선수 격인 로리 매킬로이(34·북아일랜드)가 작년 제품을 선호하면서다. 그동안의 성적을 보면 굳이 변화를 줄 이유가 없었다. 그는 지난해 출시된 ‘스텔스’ 드라이버를 들고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을 포함해 3승을 쓸어 담으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지난 1월 열린 DP월드투어 두바이데저트클래식에서 정상에 오를 때도 분위기가 좋았다.

그랬던 매킬로이가 3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클럽&로지(파72)에서 열린 PGA투어 아널드파머 인비테이셔널(총상금 2000만달러)에 신제품을 들고 나왔다. 지난주 열린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부터 스텔스2를 썼다는 그는 “타이거 우즈보다 짧게 치는 게 신물이 나서 그랬다”고 말했다.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에서 매킬로이와 동반 라운드를 한 우즈는 실제로 매킬로이보다 멀리 쳤다. 매킬로이는 올 시즌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가 328.7야드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에선 평균 305야드를 보내는 데 그쳤다. 우즈는 평균 306.3야드를 쳤다. 매킬로이는 “(제네시스 대회를 앞두고) 드라이버를 쳤을 때 공의 스핀양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그래서 1라운드에선 드라이버 로프트 각도를 살짝 올렸는데 페이스가 열려 있는 느낌이 들었고 정타를 하나도 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회 중간에 드라이버를 바꾸는 초강수를 둔 그는 이번주에도 스텔스2를 들고 나왔다.

일단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그는 아널드파머 인비테이셔널 1라운드에서 평균 322.2야드를 보내 전체 3위를 기록했다. 최장타는 무려 367야드에 달해 전체 2위였다. 다만 페어웨이 안착률은 42.86%(6/14)로 공동 97위에 그치는 등 ‘영점 조정’이 필요한 모습이다. 그린적중률은 44.44%(8/18)로 나타났다.

이날 선두는 욘 람(29·스페인)이 이름을 올렸다. 람은 이날 이글 1개와 버디 6개를 몰아치는 동안 보기는 1개로 막아 7언더파 65타를 적어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