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생각 없어…'장하나표 우승 세리모니' 기대하세요"
2023년을 빛낼 골퍼들
(6) '제 2의 전성기' 도전 장하나
작년 시즌 중 스윙 바꾸면서
비거리·정확도 줄어 성적 하락
"몸에 부담 줄이기 위해 선택
이제 새 스윙 거의 완성했다"
어느덧 'KLPGA 대표 베테랑'
"타이틀 추가하려는 욕심보다
30대 골퍼로 새 길 개척하고파"
우승 때마다 춤추며 기쁨 표현
"지난해 기회 없어 아쉬워
올해 자주 보여드리겠다"
(6) '제 2의 전성기' 도전 장하나
작년 시즌 중 스윙 바꾸면서
비거리·정확도 줄어 성적 하락
"몸에 부담 줄이기 위해 선택
이제 새 스윙 거의 완성했다"
어느덧 'KLPGA 대표 베테랑'
"타이틀 추가하려는 욕심보다
30대 골퍼로 새 길 개척하고파"
우승 때마다 춤추며 기쁨 표현
"지난해 기회 없어 아쉬워
올해 자주 보여드리겠다"

장하나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은퇴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부상 문제도 아니었다”고 딱 잘랐다. 그는 “골프를 더 오래, 잘 치고 싶어서 지난 시즌 중에 스윙을 바꾸기 시작했다”며 “이제 거의 완성됐다. 제 본연의 파워풀하고 드라마틱한 경기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1년, 장하나는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2승을 거뒀고 톱10에 가장 많이 오른 선수가 됐다. 2012년부터 ‘10년 연속 우승’ 대기록도 세웠다. 장하나가 한국 여자골프의 역사를 쓸 수 있게 해 준 최대 무기는 강하면서도 날카로운 아이언샷이다. 2021년 장하나의 그린 적중률은 78.9%로 투어 1위였다. 날카롭고 정확한 아이언샷 덕에 평균타수도 69.9로 1위를 기록했다.
2022 시즌도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4월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 3위에 올랐다. 장하나가 스윙을 바꾸는 실험에 나선 게 그즈음이었다. 몸의 축을 강하게 잡아놓고 몸통의 꼬임을 최대한 활용하는 스윙은 파워풀했지만 몸에 적잖은 무리를 줬다. “30대에 접어들면서 저의 가장 큰 화두는 ‘롱런’이 됐어요. 이를 위해서는 부상이 없어야 하고, 몸에 부담이 적은 스윙으로 바꿔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죠.”
선수가 시즌 중에 스윙을 바꾼다는 것은 승산 없는 도박과 같다. 통상 동계훈련 중 스윙을 바꾸고 어느 정도 몸에 익힌 뒤 새 시즌에 돌입한다. 하지만 장하나는 결심이 서자 곧바로 스윙을 바꾸는 도전에 나섰다. “골프를 1, 2년만 더 치고 그만둘 생각이 아니기에 최대한 빨리 실행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스윙 궤도를 보다 완만하게 만들고, 기존의 페이드 구질을 버리고 드로로 바꿨다. 결과는 처참했다. 245m를 넘던 평균 비거리는 10m 가까이 줄어들었고 그린적중률은 63%대로 투어 내 102위로 떨어졌다.
그래도 장하나는 “제 결정을 단 한 번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샷이 안 되는 이유를 알고 있고, 좋아지고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새로운 스윙을 익히고 완성해가는 과정도 저 자신에게 소중한 자산이라고 믿었다”고 말했다. 라오스에서 동계훈련 중에 스윙을 완성해 새 시즌에는 장하나 특유의 파워풀한 플레이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선수 수명이 유독 짧은 한국 여자골프에서 장하나는 이제 대표적인 베테랑으로 꼽힌다. KLPGA투어에서 몇 안 되는 30대 선수로서 그는 “저만이 보여드릴 수 있는 노련한 플레이를 선보이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한국 여자골프에서 10년 연속 우승의 대기록을 세우고 상금왕, 대상을 숱하게 휩쓸었던 그이기에 “타이틀을 더 추가하는 것보다 30대 여자 골퍼로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싶다”는 얘기다.
장하나는 버디를 잡았을 때, 우승이 확정됐을 때 온몸으로 신명나게 기쁨을 표현한다. “지난해 세리머니를 보여드릴 기회가 얼마 없어 몸이 근질근질했습니다. 올해는 흥이 넘치는 세리머니를 더 많이, 자주 보여드릴 수 있을 거예요.”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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