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후원하는 리브(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 소속 선수들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출전 금지 징계 조치에 대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4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필 미컬슨(52)과 브라이슨 디섐보(29·미국) 등 LIV 시리즈 소속 11명의 선수가 PGA투어에 대해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캘리포니아 북부연방법원에 소송을 냈다. 이들은 소장에서 “PGA투어가 LIV 시리즈에 출전한 선수들을 징계한 것은 유력한 경쟁자를 시장에서 배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징계 조치가 없다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에 출전할 수 있는 맷 존스(42·호주) 등 3명은 대회 참가를 위해 PGA투어의 징계를 중단해달라는 가처분 소송을 별도로 제기했다.

이에 PGA투어는 강력하게 대응할 뜻을 분명히 했다. 제이 모너핸 PGA투어 커미셔너는 소장이 접수된 이날 PGA투어 소속 선수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투어를 떠난 선수들이 이제는 복귀를 원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서한에서 “이들은 자신에게 내려진 징계를 유예하고 (PGA투어에 잔류한) 여러분과 함께 PGA투어 대회에 나올 수 있게 해달라고 주장한다”며 “그들을 다시 뛸 수 있게 타협하는 것은 PGA투어 조직과 선수, 팬, 파트너들에게 큰 손해를 끼치게 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지난 6월 출범한 LIV 시리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오일 머니’를 등에 업고 막대한 자금력으로 PGA투어 소속 인기 선수들을 빼냈다. PGA투어는 LIV 시리즈로 떠난 선수들은 앞으로 PGA투어가 주관하는 모든 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는 징계로 맞불을 놨다. 징계 근거로 PGA투어 소속 선수는 다른 단체가 주최하는 대회에 출전하는 경우 사전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규정을 내세웠다.

이에 대해 미국 법무부는 이 규정의 반독점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1994년 이 규정이 반독점법 위반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했던 연방거래위원회(FTC)는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 소송을 통해 미컬슨이 PGA투어 선수들을 LIV 시리즈로 영입하려 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앞서 PGA투어는 소속 선수들을 합류하도록 설득했다는 이유로 미컬슨에게 자격 정지 2개월을 내렸다. 미컬슨의 징계는 그가 LIV 시리즈에 출전하면서 2024년 3월까지 연장됐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