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루키' 윤이나 "신인왕보다는 우승컵"
“신인왕도 탐나지만 당장은 우승을 빨리 올리고 싶습니다.”

26일 경기 포천 포천힐스CC(파72·6610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또 한명의 ‘특급 신인’이 탄생했다. 이날 11언더파 205타로 단독 3위에 오른 윤이나(19)가 주인공이다.

윤이나는 이날 선두에 3타 뒤진 단독 3위로 경기를 시작해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시작부터 좋았다. 1라운드에서 버디 9개를 잡아내며 8언더파 64타로 정규투어 데뷔 이후 최저타를 기록했다. 종전 기록은 67타였다.

그가 긴 팔다리로 뿜어내는 '초장타'는 포천힐스CC를 3일 연속 폭격했다. 경기 첫날인 24일 1라운드가 절정이었다. 1라운드 3번홀(파5)에선 티샷으로 292야드를, 9번홀(파4)에선 277야드를 기록했다. 덕분에 파4에서는 세컨드 샷은 거의 웨지를 들었다. 짧은 거리가 남다 보니 홀에 잘 갖다 붙였다.
'무서운 루키' 윤이나 "신인왕보다는 우승컵"
윤이나의 장타는 25일에도 이어졌다. 2라운드 3번홀에서 티샷으로 293야드, 9번홀(파4)에서는 무려 308야드를 날렸다. 1라운드 페어웨이 안착률은 76.92%, 그린 적중률은 100% 였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우승을 노려본 3라운드, 윤이나의 장타와 '닥공'은 그대로 이어졌다. 5번홀(파4)에서는 289야드를 기록했다. 이어진 두번째 샷으로 공을 홀 5.8m 떨어진 그린에 떨어뜨린 뒤 버디를 잡아냈다. 18번홀(파5)에서는 티샷으로 268야드를 날렸다.

윤이나는 “어릴 때부터 부모님과 코치님이 ‘OB(아웃오브바운즈) 걱정하지 말고 무조건 세게 치라’고 하셨다”며 “성향 자체가 공격적인 플레이를 선호한다. 비뚤게 가도 멀리 가는 게 좋다”고 말했다.

다만 정확도는 다소 아쉬웠다. 2라운드 페어웨이 안착률은 69.2%로 떨어졌고 그린 적중률도 88.8%로 내려왔다. 3라운드 페어웨이 안착률은 53.8%에 불과했다. 그래도 그린 적중률은 94.4%를 기록했다.

그린 적중시 홀까지 평균 남은거리는 5.76m(1라운드)에서 7.68m(3라운드)로 늘어났고, 퍼팅 성공 평균 거리도 2.28m(1라운드)에서 1.18m(3라운드)까지 낮아졌다. 그는 “우승 조 바로 앞에서 경기를 하다 보니 긴장을 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오늘 경기가 이번 시즌 경기 중에서 가장 흥미진진하고 재미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윤이나는 그간 신인왕 레이스에서 선두권은 아니었다. 하지만 사흘 내내 장타를 앞세운 강렬한 플레이로 새로운 수퍼루키의 등장을 알렸다. 이예원(19)의 독주에 제동을 걸 수 있는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한 것이다.

그는 “우승권에 근접해 경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기대했던 것 만큼 좋은 경기력이 나와서 기쁘다”며 “다음에는 꼭 우승을 하고 싶다”고 했다.

포천힐스CC=김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