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부터 사흘간 경기 포천 포천힐스CC에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22’가 열린다.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둔 23일 출전 선수들이 우승컵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유해란, 박현경, 김희지, 지난해 우승자 임진희, 올 시즌 상금 랭킹 1위 박민지, 장하나, 김우정, 성유진.
24일 개막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22’(총상금 8억원)에 올 시즌 상금랭킹 ‘톱10’이 총출동한다. 1위 박민지(24)를 필두로 국내 최대 대회인 한국여자오픈을 거머쥔 임희정(22), ‘루키 돌풍’의 주인공 이예원(19) 등이 사흘간 경기 포천시 포천힐스CC(파72·6610야드) 잔디를 함께 걷는다.3년 만에 유관중으로 치르는 만큼 경기장을 찾으면 유해란(21) 박현경(22) 조아연(22) 장하나(30) 등 톱랭커는 물론 연예인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는 유현주(28)와 안소현(27)도 만날 수 있다. 박민지 임희정 임진희 ‘빅매치’국내 최고 기량의 선수들이 모두 나선 만큼 1라운드부터 ‘빅매치’가 벌어진다. 디펜딩 챔피언 임진희(24)가 박민지 임희정과 한 조로 묶였다. 셋은 오전 8시45분에 10번홀에서 출발한다.지난해 6승에 이어 올해 두 차례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박민지는 자타가 공인하는 우승 후보 1순위다. 올 들어 대회에 세 번 출전하면 두 번은 ‘톱10’에 들었다. 박민지의 ‘톱10 피니시율’은 66.7%로 전체 1위다. 평균타수(70.15타)도 1위다. 그린 적중률도 78%(4위)에 이른다. 약점이 없다는 뜻이다.임희정은 박민지의 질주를 막을 1순위 후보로 꼽힌다. 그 역시 박민지 못지않은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평균타수(70.38타) 4위, 평균퍼팅(29.14타) 2위에 랭크돼 있다. 지난주 한국여자오픈에서 2위에 6타 앞선 완승을 거두는 등 컨디션도 좋다.객관적인 전력만 놓고 보면 상금랭킹 23위인 임진희가 두 사람에게 밀린다. 하지만 이 대회 트로피를 거머쥔 경험이 있는 것은 임진희뿐이다. 포천힐스CC와 ‘궁합’이 잘 맞는다는 얘기다. 여기에 작년보다 비거리도 늘었다. 임진희의 지난해 드라이브 평균 비거리는 237야드였다. 올해는 248야드다. 원온이 가능한 8번홀(파4)과 투온이 가능한 18번홀(파5)에서 이글을 노릴 수 있다는 의미다. 거리뿐 아니라 정확도도 높은 편이다. 임진희의 그린 적중률은 75.8%(12위)다. 올해 첫 정규대회 나온 유현주이 대회 초대 챔피언인 장하나는 하민송(26) 황정미(23)와 한 조로 경기한다 10번홀에서 오전 8시15분부터 경기한다. 메인 스폰서(BC카드)가 주최하는 점을 감안해 지난 8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았다. 올해 우승은 없지만 날카로운 샷은 여전하다. 평균타수(71.33타)는 14위, 평균퍼팅(29.57타)은 7위다.‘신인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예원은 이소미(23) 지한솔(26)과 짝을 이뤘다. 10번홀에서 오전 8시35분 출발한다. 신인상 레이스 1위인 이예원은 올해 우승을 하지 않았는데도 상금랭킹 4위(3억1184만원)에 올랐다. 페어웨이 적중률 8위(83.9%), 그린 적중률 9위(77.2%) 등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다.역대 ‘BC퀸’들이 또 한 번 트로피를 들어올릴지도 관심사다. 장하나를 비롯해 오지현(26) 조정민(28) 김지영(26)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최혜진(23)을 제외하면 역대 챔피언이 모두 출전한다. 이 대회 유일한 다승(2016년 2017년)자인 오지현은 1번홀에서 오전 8시35분부터 경기한다. 정슬기(27)와 김가영(20)이 한 조다. 조정민은 구래현(22) 봉승희(19)와 오전 7시10분에, 김지영은 전우리(25) 강지원(30)과 오후 1시10분에 첫 티샷을 한다.‘필드 위 패셔니스타’ 유현주도 올해 처음으로 정규투어 대회에 모습을 드러낸다. 지난해 9월 열린 엘크루-TV조선 프로셀러브리티 이후 9개월 만이다. 10번홀에서 오전 7시50분에 티샷하며 윤이나(19)와 박서현(21)이 같은 조다. ‘연예인급 골퍼’ 안소현은 1번홀에서 오후 1시40분부터 김나현(23) 박혜준(19)과 티샷한다.포천힐스CC=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24일 개막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22’에선 우승상금에 버금가는 화끈한 ‘경품 보따리’가 풀린다. 파3 홀에서 홀인원을 하면 이탈리아 고급차 브랜드 마세라티의 ‘기블리 하이브리드’부터 다이아몬드 목걸이, 명품 시계 등을 거머쥘 수 있다. 경품금액을 다 합치면 2억원에 달한다. 3년 만에 맞는 갤러리들을 위한 선물도 풍성하게 마련했다. 요즘 ‘없어서 못 파는’ 테일러메이드의 스텔스 드라이버부터 아이언 세트, 퍼터 등이 새 주인을 기다린다. 우승상금과 맞먹는 홀인원 경품마세라티가 홀인원 경품으로 걸린 홀은 14번홀(파3 156m)이다. 차량 가격이 1억2000만원에 달하는 만큼 우승상금(1억4400만원)에 버금가는 금액이다. 준우승 상금(8800만원)보다 많다.기블리는 지난 4월 임희정(22)이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몰았던 차다. 임희정은 당시 폐차할 정도로 큰 사고를 당했지만 곧 회복해 대회에 복귀했다. 그러더니 국내에서 가장 큰 대회(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까지 차지했다. 임희정 덕분에 기블리는 ‘안전한 차’란 명성을 얻게 됐고, 고마움의 표시로 그에게 새 차를 선물했다. 지난해 2월 타이거 우즈 덕분에 인기를 끈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 GV80와 비슷한 사례다. 당시 언덕 아래로 추락하는 대형 사고에도 불구하고 우즈는 다리만 다치는 데 그쳤다.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은 매년 기블리,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등 고가의 자동차를 홀인원 경품으로 내걸었는데, 지난 2년 동안 주인을 찾지 못했다. 가장 최근에 자동차 키를 가져간 주인공은 2019년 1라운드 14번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한 박신영(28)이다. 당시 운전면허가 없던 그는 마세라티를 손에 넣자 “이미 우승한 기분”이라고 했다.전문가들은 올해는 기블리 주인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하고 있다. 올 들어 11개 대회에서 12번의 홀인원이 나왔다는 이유에서다. 프로 선수가 홀인원을 할 확률은 3000분의 1로 알려졌다.다른 파3홀에도 수천만원짜리 부상이 걸렸다. 6번홀에는 명품 시계 브랜드 프레드릭 콘스탄트의 ‘매뉴팩처 투르비용’(3100만원)이, 4번홀에는 신동아골프가 마련한 다이아몬드 목걸이(2000만원)가 부상으로 내걸렸다. “스텔스 주인 찾습니다”주최 측은 포천힐스CC를 방문하는 갤러리들을 위해 2000만원에 달하는 선물을 마련했다. 테일러메이드는 대회 시상 후 진행하는 전자추첨을 통해 아이언 풀세트(P790)와 스텔스 드라이버(2개), 스파이더 퍼터(2개) 등을 갤러리들에게 건넨다.당첨 여부를 그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즉석(스크래치) 복권’ 3000장도 현장에서 배포한다. 당첨자에게는 테일러메이드가 만든 캐디백과 보스턴백, 파우치 등이 돌아간다. 뮤지크 거리측정기, 코블아이 머니클립, 브리지스톤 골프공, 레보 선글라스 등도 갤러리들의 몫이다. 3년 만에 마련된 갤러리 이벤트 존에서도 경품 파티는 계속된다. 범양글로브 골프장갑과 코블아이 머니클립, 브리지스톤 골프공 등을 챙길 수 있다.대회 인증 이벤트도 열고 있다.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22 공식 인스타그램을 팔로하고 ‘좋아요’를 누른 뒤 대회 관련 게시물을 해시태그와 함께 올리면 된다. 생중계를 시청하는 골프팬을 위한 ‘본방 사수 이벤트’도 준비했다. 각 이벤트 1등에게는 뮤지크 거리측정기가 주어진다.골프 대회를 즐긴 뒤 포천의 관광·휴양 명소를 둘러보는 것도 방법이다. 수도권 유일의 현무암 협곡 하천인 ‘한탄강 지질공원’과 폐채석장에서 문화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한 ‘포천아트밸리’ 등이 유명하다.포천힐스CC=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21일 경기 포천힐스CC 가든코스 1번홀. 클럽하우스에서부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승 보유자인 김수지(26)만 따라다니던 여섯 개의 눈동자가 일제히 커졌다. 티박스에 올라선 김수지의 셋업 자세와 빈 스윙, 피니시 모습을 놓치지 않고 눈에 담기 위해서다. 눈동자의 주인공은 아마추어 골퍼 현세린(13), 주다예(16), 박서령(18).이들은 글로벌 골프용품 업체인 테일러메이드가 이날 개최한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22 테일러메이드 드림 챌린지’ 덕분에 톱랭커 김수지와 같은 조에서 골프를 치는 천금 같은 기회를 얻었다. 이 대회는 김수지를 비롯해 송가은(22), 허다빈(24), 곽보미(31) 등 KLPGA투어 프로 30명이 14세 이상 아마추어 골퍼 90명과 ‘4인 1조’를 이뤄 경기하는 프로암 대회다. ‘미래의 고진영’들에게 ‘롤모델과의 동반 라운드’ 경험을 안겨준 지금까지 없었던 방식의 특별한 프로암 대회다. “골프 꿈나무 키우자” 의기투합이날 행사는 테일러메이드와 한국경제신문사, 포천힐스CC가 ‘골프 꿈나무를 육성하자’고 의기투합한 결과물이다. 대회 주최 측과 프로골퍼가 함께하는 기존 프로암 대회보다 의미 있는 형태로 운영해 보기로 한 것. 그에 걸맞은 상품도 준비했다.이날의 주인공은 국가대표 임지유(17)였다. 김민서(17)와 3차 연장전 끝에 승리하며 오는 24일부터 포천힐스CC에서 열리는 KLPGA 정규 대회인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출전권을 따냈다. 여기에 테일러메이드 클럽 풀세트와 액세서리, 의류 등을 지원받는 ‘팀 테일러메이드’ 자격도 얻었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 로리 매킬로이, 콜린 모리카와, 박성현, 유해란 등과 나란히 이름을 올리게 된 것이다. 포천힐스CC는 1년 무제한 이용권을 제공한다.포천힐스CC는 이날 젊은 골퍼를 위한 축제의 장으로 변신했다. 스타트 광장 앞에는 흥겨운 팝음악이 4개의 대형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다. 바로 앞 연습 그린에서 퍼터를 잡은 한 아마추어 참가자는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기도 했다. 김태규 테일러메이드 부장은 “어린 선수들이 프로선수와의 동반 라운드에 긴장할 것 같아 ‘경기를 즐기라’는 의미에서 신나는 음악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기자가 만난 아마추어 선수들은 하나같이 “감사하다” “영광이다”란 말을 쏟아냈다. 톱랭커와 동반 라운드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인 데다 우승하면 정규투어 출전권을 얻을 수 있어서다. 우예슬(16)은 “국가대표가 아니면 정규투어에 맞게 세팅된 코스를 밟아볼 기회가 거의 없다”며 “이번 대회에 참가해 너무 기쁘다”고 했다. 주다예는 “김수지 프로님과 같은 조라는 걸 알게 되자마자 ‘대박!’이라고 외쳤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정규투어 코스, 정말 다르네요”이날 선수들에게 지급된 키트에는 ‘경기 중 어드바이스 절대 금지’란 문구가 붙었다. 투어 프로들의 작은 조언 하나에도 아마추어 선수들의 경기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허다빈(24)은 “실전 경기인 만큼 직접 팁을 줄 수는 없었다”며 “대신 먼저 시범을 보이는 식으로 코스 공략법을 보여줬다”고 말했다.아마추어들은 프로선수의 샷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실력이 업그레이드된 느낌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세린은 “김수지 프로님의 아이언샷은 정말 감동적이었다”며 “오늘 지켜본 그대로 연습해볼 생각”이라고 했다. 조은혜 프로와 한 조에서 경기한 강솔(15)은 “투어 프로들은 코스에서 걷는 모습부터 다르더라”며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멘탈을 유지하는 모습이 부러웠다. 제가 멘탈이 약한 편인데 오늘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이날 경기에 참가한 아마추어 선수들은 “역시 정규투어 코스는 다르다”고 입을 모았다. 양효진(15)은 “그린 스피드가 빨라서 어려웠다”며 “평소보다 스코어가 덜 나와 아쉽지만 프로의 코스를 경험하고 나니 어떤 점을 보강해야 할지 느낀 점이 많았다”고 했다. 이날 연장 끝에 준우승한 김민서는 “러프가 정말 어렵고 전장이 길어서 평소보다 샷감이 떨어졌다. 우승은 놓쳤지만 정규투어 코스에서 대회를 치러본 것으로 한 단계 성장한 느낌”이라며 웃었다.이날 행사는 투어 프로들에게도 뜻깊은 행사가 됐다. 송가은은 “어린 친구들과 경기하면서 나의 아마추어 시절을 생각했다”며 “추억여행을 한 기분”이라고 했다. 김수지는 “나보다 드라이버를 더 멀리 친 선수도 있더라”며 “꿈나무 친구들에게 좋은 자극과 에너지를 받았다”고 했다.테일러메이드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한국 유소년 꿈나무 육성을 위한 역할을 이어갈 계획이다. 임헌영 테일러메이드코리아 대표는 “골프 꿈나무들이 투어 프로들의 플레이를 직접 보고 배우며 자신의 꿈에 한발짝 더 다가가는 계기를 선물했다는 점에서 뿌듯하다”며 “한국 유소년 꿈나무 육성을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포천=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