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꽉이'와 함께 준우승 설욕 나선 박주영
박주영(32)에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총상금 8억원)은 뼈아픈 무대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매서운 기세로 몰아치며 결승전에 직행했다. 생애 첫 승과 '매치 퀸' 타이틀을 코 앞까지 뒀다가 박민지(24)에게 아깝게 지며 준우승에 그쳤다.

박주영이 1년만에 설욕에 나섰다. 20일 강원 춘천 라데나CC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허다빈(24)을 상대로 5홀 남기고 4홀차로 대승을 거두며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조별리그 3개 대회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며 매치퀸에 가장 먼저 다가섰다.

이번 대회 박주영은 가장 큰 응원군과 함께 하고 있다. 뱃속에서 그와 함께 필드를 누비고 있는 '꽉꽉이'(태명)이다. 지난 연말 결혼한 박주영은 오는 9월 출산을 앞두고 있다. 남편이 꾼 태몽에 오리가 나와 '꽉꽉이'라는 태명을 붙였다고 한다.

임신 6개월의 무거운 몸이지만 박주영은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다. 3번홀(파5) 버디로 한 홀을 따낸 그는 전반에만 3개 홀을 따내며 허다빈을 몰아붙였다. 보기없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친 끝에 14번홀에서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체력을 비축하기 위해 전반에 몰아치겠다는 전략이 통했다.

1대1 승부에서 오는 긴장감도 그의 승부욕을 더욱 자극했다. 박주영은 "임신 이후 몸이 확실히 무거워지면서 거리도 예전만큼 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대회에서는 아드레날린이 더 나오는것 같다. 전 대회보다 거리도 더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박주영은 "이번 대회를 올해 마지막 경기로 생각하고 뛰고 있다"고 했다. 목표는 물론 우승이다. 그는 "예선 결과가 몹시 만족스럽지만 16강전부터 다시 첫날이라 생각하고 치겠다"고 다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