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대회서 꼴찌 하더라도 끝까지 싸워보겠다"
2010년 초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그를 막을 수 있는 선수는 많지 않았다. 2010년 LPGA투어 상금왕과 최저타수상을 휩쓴 그는 이후 통산 9승을 달성하며 세계 여자 골프의 강자가 됐다. 어쩌다 한 번씩 커트탈락한 게 뉴스가 될 정도였다. 부드럽고 우아한 스윙은 LPGA투어 프로들로부터 ‘닮고 싶은 스윙 1위’에 꼽히기도 했다. LPGA를 한동안 호령했던 최나연(35·사진) 얘기다.

이런 최나연이 최근 자신의 유튜브에서 ‘실력이 예전만 못한데도 은퇴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털어놨다. 상위권에 오르지 못하는 탓에 대회 중계화면에선 보기 어렵지만, 최나연은 꾸준히 LPGA투어에 출전하고 있다. 이 영상은 지난 3월 태국에서 열린 혼다 LPGA 타일랜드를 마친 뒤 숙소에서 찍었다.

그는 영상에서 “5년 정도 된 것 같다. 허리 디스크가 터진 상태로 1년에 30개 넘는 대회를 뛰다 보니 스윙이 망가졌다. 보상작용이 생기면서 공이 이리저리 튀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리곤 “내가 억지로 골프를 잡고 있는 것 같다”며 하소연했다.

자신이 쏟는 노력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는 데 대한 답답함을 쏟아낸 것. 하지만 최나연은 씩씩했다. 그는 “저의 77타는 78타를 치지 않기 위해 마지막 홀까지 제 자신과 싸운 결과”라고 했다. 그는 최종라운드에서는 1언더파로 타수를 줄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그리고선 “꼴찌로 시작했지만 꼴찌로 끝내지는 않았다. 꼴찌 안 하려고 열심히 쳤다”며 웃었다.

최나연은 올 시즌 약 10개 대회에 출전할 계획이다. 그는 “노력하는 것만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이번 시즌 모든 대회에서 꼴찌를 하더라도 끝까지 싸워보겠다”고 했다. 그는 “아직 기적 같은 방법은 보이지 않지만 현재진행형인 최나연의 골프인생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느새 최고참급 프로골퍼가 됐지만 은퇴할 생각은 없단다.

"모든 대회서 꼴찌 하더라도 끝까지 싸워보겠다"
최나연의 유튜브 채널명은 ‘나연 이즈 백’이다. 많은 골프팬은 리더보드 상단에 그의 이름이 컴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골프에 대한 사랑과 노력을 멈추지 않는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