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더플레이어스챔피언십(총상금 2000만달러·약 247억2000만원)에 악천후가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대회 기간 내내 비와 강풍, 낙뢰, 추위 등이 예고되면서다. 특히 대회 1, 2라운드에는 낙뢰를 동반한 비가 내릴 확률이 최대 90%에 달해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경기력을 유지하는 것이 승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은 11일(한국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트베드라비치의 TPC소그래스(파72·7256야드)에서 열린다. 지난해보다 총상금이 500만달러 늘어나 우승 상금만 360만달러(약 44억5000만원)에 달한다. 골프 역사상 가장 많은 우승 상금에다 메이저대회와 맞먹는 혜택이 걸려 있어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린다. 11위에 걸린 상금(50만5000달러)이 다른 대회 5위 수준이다. 2011년 최경주(52), 2017년 김시우(27)가 우승해 한국 선수들과도 인연이 깊다.

현지 기상당국에 따르면 1, 2라운드가 열리는 11일과 12일 낙뢰를 동반한 비가 내릴 확률이 80~90%에 이른다. 예상 강우량이 30㎜ 안팎으로 적지 않아 경기 중단과 속행이 거듭될 가능성이 크다. 대회 사흘째에는 25㎜ 안팎의 비가 내리는 데다 최고 시속 48㎞의 강풍이 불 것으로 예보돼 있다. 최종 라운드가 열리는 14일엔 비바람은 없지만, 최저 기온이 2도까지 떨어져 선수들은 추위 속에 경기를 펼쳐야 한다.

‘죽음의 홀’로 불리는 17번홀(파3)의 희생양도 늘어날 전망이다. 호수가 그린을 둘러싸고 있는 아일랜드홀로, 전장이 137야드에 불과하지만 바람이 수시로 방향과 세기를 바꾸면서 매년 50개 넘는 공이 물에 빠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5년 대회 3라운드에서 밥 트웨이(63·미국)가 공을 네 번이나 물에 빠뜨리면서 9오버파 12타를 쳤고, 지난해에는 안병훈(31)이 8오버파를 기록했다. 전장이 짧아 선수들은 대개 웨지나 9번 아이언을 선택하지만, 디펜딩 챔피언인 저스틴 토머스(29·미국)는 “강한 북풍이 불면 17번홀에서 5번이나 6번 아이언을 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 한국 선수로는 김시우와 임성재(24), 이경훈(31)이 참가한다. 김시우는 2017년 이 대회에서 이언 폴터, 루이 우스트히즌을 3타 차로 따돌리고 대회 사상 최연소(21세11개월) 우승을 차지했다. 5년 만에 다시 한 번 우승컵 노리는 김시우는 “지난주부터 느낌이 좋다. 이곳의 코스도 선호하는 편이기 때문에 좋은 느낌을 잘 이어간다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