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덤 스콧이 4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1라운드에서 2번 우드로 티샷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애덤 스콧이 4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1라운드에서 2번 우드로 티샷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호주의 골프 스타 애덤 스콧(42)이 드라이버 대신 보기 드문 2번 우드를 가지고 나왔다. 비거리보다 정확성에 무게를 둔 것인데, 결과적으로 성공했다.

스콧은 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 클럽&로지(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200만달러) 1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쳤다. 선두 로리 매킬로이(33·북아일랜드)에 3타 뒤진 공동 5위다. 2020년 2월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에서 투어 통산 14승을 거둔 스콧은 약 2년1개월 만에 승수를 더할 기회를 잡았다.

스콧이 이날 캐디백에서 드라이버를 빼고 대신 들고나온 클럽은 타이틀리스트 ‘TSi2 페어웨이 우드’다. 출시하는 제품 중 가장 낮은 로프트 각도(13.5도)의 클럽을 장착한 것으로 보인다. 그가 갖고 다니는 3번 우드(16.5도)보다 3도 세워져 있다. 이에 대해 미국 골프채널은 스콧이 “2번 우드를 들고나왔다”고 전했다.

스콧이 2번 우드를 택한 건 대회장인 베이힐 클럽&로지의 질기고 긴 러프를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스콧은 “통계가 보여주듯 내 드라이버는 비거리는 괜찮은데 정확도가 ‘꽝’이다”고 했다. 스콧은 올해 투어에서 페어웨이 안착률이 52.71%로 183위에 머물러 있다.

PGA투어 선수들은 종종 코스 환경에 맞게 변종 클럽을 들고나온다. ‘미니 드라이버’로 불리는 2번 우드는 생소한 클럽이었다가 필 미컬슨(52·미국)이 사용하면서 조금씩 알려졌다. 미컬슨은 지난해 2번 우드를 가방에 꽂은 뒤 출전한 PGA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7·미국)는 낮게 깔아치는 스팅어 샷을 위해 1번 아이언을 애용했다.

이날 4언더파를 적어내 우승 경쟁에 합류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론 스콧의 2번 우드 작전이 먹혔다. 그러나 통계만 놓고 보면 2번 우드 덕을 본 게 아니었다. 그의 이날 페어웨이 안착률은 50%에 그쳤다. 올 시즌 평균 311야드인 티샷 거리도 276야드에 그쳤다. 대신 그린 주변 쇼트게임 등이 빛났다. 경기 뒤 스콧은 “(2라운드에서) 드라이버 대신 2번 우드를 계속 써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했다.

임성재(24)는 이날 스콧과 같은 4언더파를 쳐 공동 5위로 힘차게 출발했다. 장점인 그린 적중률은 77.78%였다.

김시우(27)도 3언더파 공동 11위로 출발했고, 이경훈(31)은 2언더파 공동 21위로 김시우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