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자의 샷을 보고 부러우셨던 적이 한 번쯤은 있기 마련이죠. 아마추어는 대부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휘어 들어오는 드로(오른손잡이 기준)를 부러워하죠. 조금 더 고수들은 공을 세우기 쉬운 페이드 샷을 선망하고요. 그런데 프로 선수들은 의외로 스트레이트 샷을 가장 치기 어렵다고 합니다. 클럽 헤드가 지나가는 스윙 궤도와 클럽 페이스가 정확히 스퀘어(직각)를 이뤄야 똑바로 가는 샷이 나오니까요. 드로나 페이드는 어느 정도 허용되는 오차범위가 있지만, 스트레이트 샷은 두 조건 중 하나가 조금만 틀어져도 안 되는 샷이기 때문이겠죠.
오른손에 든 책의 앞면이 바닥을 향하거나(맨 왼쪽) 뒤집어져 하늘을 보고 있다(가운데)면 손목 사용을 의심해봐야 한다. 팔을 몸과 직각이 될 정도로
들었을 때 거울에 책의 윗날 부분이 비쳐야 올바른 백스윙(오른쪽)이 이뤄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오른손에 든 책의 앞면이 바닥을 향하거나(맨 왼쪽) 뒤집어져 하늘을 보고 있다(가운데)면 손목 사용을 의심해봐야 한다. 팔을 몸과 직각이 될 정도로 들었을 때 거울에 책의 윗날 부분이 비쳐야 올바른 백스윙(오른쪽)이 이뤄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변성현 한경닷컴 기자
공이 나아가는 방향은 스윙 궤도가 정하지만, 공이 휘는 방향과 커브의 양은 클럽 페이스가 정합니다. 스윙 궤도가 아무리 좋아도 클럽 페이스가 조금이라도 열려 있으면 슬라이스가, 조금만 닫혀 있으면 훅 샷이 나오죠. 다시 말해 클럽 페이스의 각도만 잘 잡아 놓는다면 훨씬 더 좋은 결과를 얻는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클럽 페이스가 틀어지는 구간은 대부분 팔을 들어 올리는 백스윙 때입니다. 손목을 쓰거나 오른쪽 어깨에 아주 미세한 힘이 들어가도 클럽 헤드는 돌아가고, 페이스가 열리거나 닫히는 현상이 발생하죠.

실내에서 자신의 클럽 페이스 상태를 쉽게 확인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준비물은 얇은 잡지 크기의 책과 전신 거울입니다. 책이 얇아 쥐기 불편하다면 배드민턴 라켓이나 탁구 라켓을 대신 사용해도 됩니다.

거울을 오른쪽에 두고 셋업 자세를 취한 뒤 책 밑부분을 악수하듯 오른손으로 쥐고 준비 자세를 취합니다. 이후 천천히 오른손을 평소 스윙할 때처럼 들어 올리고요. 팔이 몸통과 직각을 이룰 때까지 올린 다음에 멈춥니다.

이때 책의 면(표지)이 거울에 거의 비치지 않고 측면의 ‘날’(책등) 부분만 비춘다면 올바른 테이크어웨이 동작을 했다고 보면 됩니다. 책의 양 끝은 12시와 6시 방향을 가리키고 있고요. 처음엔 어색해도 거울에 책의 면이 보이지 않을 때가 가장 이상적인 클럽 페이스 앵글 상태입니다.

반대로 오른쪽 손목을 과도하게 썼다면 책 앞면이 하늘로 향해 있게 됩니다. 또한 손목이 너무 덮여 있으면 책 앞면이 바닥을 향해 있을 거예요. 어깨 회전이 충분히 되지 않고 팔과 손목만 돌아가도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 연습을 통해 그동안 내 클럽 페이스가 얼마나 정상 범위에서 이탈했는지 알 수 있을 겁니다.

익숙해지기 위해 손목이 아니라 어깨와 몸이 움직여 만드는 백스윙 연습을 해보세요. 팔이 아니라 오른쪽 어깨가 리드한다는 생각으로요. 오른손을 들어 올릴 때 계속 거울을 보면서 책의 면이 한쪽으로 튀어나오지 않는지 확인하시고요. 이를 반복하다 보면 (손목이 자연스럽게 꺾이는) 코킹 동작으로 연결되는 시점이 언제인지도 아시게 될 거예요. 손목이 너무 빨리 꺾이는 ‘얼리 코킹’도 방지할 수 있고요. 그러면 자연스레 오버 스윙 확률도 줄일 수 있죠.

배경은 KLPGA 프로골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