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여친 퍼터' 들고 나온 함정우, 6언더 선두권
함정우(27·사진)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2주 연속 우승컵을 품에 안을 기세다. 지난 대회에 이어 이번에도 동갑내기 여자친구인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강예린의 옛 퍼터를 들고나와 기회를 얻었다.

함정우는 8일 인천 잭니클라우스GC코리아(파72·7451야드)에서 열린 제네시스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 2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적어냈다. 중간합계 6언더파 138타를 친 그는 선두 고군택(22·10언더파)에 4타 뒤진 공동 4위에 올랐다.

이로써 함정우는 지난주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 이어 2주 연속 우승 기회를 잡았다. 2019년 5월 SK텔레콤오픈 이후 통산 2승을 올리기까지 2년5개월이 걸렸는데, 3승은 1주일 만에 거둘 기세다. 올 시즌 투어에서 2승을 거둔 선수(박상현 서요섭)는 있지만 2주 연속 우승자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함정우는 지난주 우승 공로를 여자친구 퍼터에 돌린 바 있다. 이는 오디세이 ‘화이트 다마스쿠스 5’로 함정우도 썼던 모델이지만 길이가 1인치 짧았고 샤프트가 헤드에 꽂히는 위치도 센터가 아니라 가장자리였다. 당시 그는 “어차피 (퍼팅이) 안되는데 기분 전환이라도 해보자는 마음이었다”고 했다. 우승 후 여자친구에게 퍼터를 돌려주겠다고 했지만 또다시 그 퍼터를 선택했고 이번에도 우승 경쟁에 합류했다.

다만 그의 퍼터가 지난주만큼 만족스러운 건 아니다. 함정우는 “오늘은 조금 안 맞아서 실망했다. 내일까지 이러면 바꿀 것 같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그래도 9번홀에서 거리가 있는 퍼팅이 들어가서 내일까지는 사용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9번홀에서 약 6m 거리의 중거리 퍼트를 성공해 버디를 잡았다.

이날 궂은 날씨 때문에 대부분의 선수가 타수를 잃었지만 함정우는 유일한 보기가 나온 8번홀(파3)을 제외하곤 무결점에 가까운 경기력을 뽐냈다. 그린 적중률도 88.9%(16/18)로 좋았다. 함정우는 “지난주에 우승해서 자신감이 있다. 샷감도 괜찮고 퍼팅만 들어가주면 (2주 연속 우승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