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카드·한경

'디펜딩 챔프' 김지영
작년 7차례 준우승 끝에 우승
이름 뒤 '2'가 행운의 숫자 돼

보물 1호는 우리 가족이죠
가족이 행복해야 나도 행복
김지영이 오는 24일 포천힐스CC에서 개막하는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에서 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지난해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 최종일에 1번홀 티샷 후 이동하는 김지영.  /한경DB

김지영이 오는 24일 포천힐스CC에서 개막하는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에서 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지난해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 최종일에 1번홀 티샷 후 이동하는 김지영. /한경DB

김지영(25)은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에 ‘김지영2’로 등록돼 있다. 그보다 11년 앞서 입회한 동명이인 김지영(35)이 있어서다.

이름 뒤의 숫자를 행운으로 여기는 선수도 있지만 김지영은 그렇지 않았다. ‘준우승’ ‘2인자’를 상징하는 숫자 같아서였다. 이름 뒤의 숫자처럼 그는 2017년 첫 승을 올리기 전까지 2위만 두 번 했다. 1승을 거둔 뒤에는 2위를 일곱 차례나 기록했다.

오는 24일 경기 포천시 포천힐스CC(파72·6610야드)에서 개막하는 KLPGA투어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총상금 7억원)에 출전하는 김지영의 자세는 달라졌다. 그는 “준우승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고도 징크스에 걸린 듯한 느낌을 받았고, 자책도 많이 했다”며 “하지만 작년 이 대회에서 우승한 덕분에 숫자 2가 더는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당시 김지영은 첫 승 뒤 일곱 번의 준우승 끝에 이 대회에서 투어 통산 2승째를 수확했다. 올해는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참가한다.

운명의 장난처럼 그가 작년 이 대회에서 우승을 확정할 때 기록한 스코어도 ‘-2’를 뜻하는 이글이었다. 그는 박민지(23)와 2차 연장에서 2온에 성공한 뒤 이글 퍼트를 넣었고, 버디에 그친 상대를 따돌렸다. 자신을 괴롭혔던 ‘2’가 행운의 숫자로 탈바꿈한 순간이었다. 김지영은 “지긋지긋했던 ‘2’라는 숫자가 2승의 과정 곳곳에 숨어 있었다”고 돌아봤다.

김지영은 2017년 첫 승 뒤 부모님께 1등석 비행기 티켓을 선물했던 효녀다. 작년에는 우승 상금을 모아 경기 용인에 집을 사드렸다고 했다. 그는 “자영업을 하던 부모님은 넉넉하지 않은 살림에도 당신들의 삶을 희생하면서 내가 골퍼로 성장하게 해줬다”고 했다. 김지영은 “보물 1호는 우리 가족”이라고 했다.

최근 그의 상승세를 보면 2연패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올해 8개 대회에 출전한 김지영은 우승 없이도 상금 1억6135만원을 모아 랭킹 8위에 올라 있을 정도로 꾸준하다. 톱10에 든 비율은 50%에 달한다. 아직 시즌 첫 승이 나오지 않고 있지만 그가 조급해하지 않는 이유다. 김지영은 “전지훈련 때 욕심을 부리다 보니 골프가 잘 안 풀렸다”며 “시즌 시작과 함께 욕심을 버리고 샷을 하는 순간에만 집중하자고 되뇌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천힐스CC는 티샷이 까다로운 홀이 꽤 많기 때문에 페어웨이를 지키는 게 정말 중요해요. 지난해 우승한 것도 페어웨이 적중률이 높아서였습니다. 안전하게 공을 페어웨이에 보내면 나머지는 퍼터 싸움이에요. 두 가지를 염두에 두고 대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BC카드·한경레이디스컵 ‘2연패’는 그가 세운 올 시즌 주요 목표 중 하나다. 김지영은 “숫자 2가 이번에도 행운으로 돌아올 것으로 굳게 믿는다”며 “2연패에 성공한다면 이번에는 부모님이 오랫동안 탄 자동차를 새 차로 바꿔드리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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