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승 기록에 대한 부담이 우승 원동력, 미친 듯이 더 우승할래요"
"부모님께 감사…다음 주엔 메이저 대회 첫 승에 도전"
벌써 4승 박민지 "왜 이러는지 저도 몰라…상반기 1승 더 목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21시즌 박민지(23)의 기세가 엄청나다.

박민지는 13일 경기도 파주시 서서울 컨트리클럽(파72·6천536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총상금 8억원)를 최종합계 15언더파 201타로 끝내 1타 차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4월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5월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과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박민지는 이번 시즌 KLPGA 투어 9개 대회 만에 4승을 쓸어 담았다.

지난주 롯데 오픈에 불참한 박민지 개인으로는 8개 대회에 출전해 절반인 4개 대회를 석권했다.

올해 대회가 20개 가까이 남아 이런 추세라면 박민지는 KLPGA 투어 사상 최초의 시즌 10승에도 도전해볼 만하다.

역대 KLPGA 투어 시즌 최다승 기록은 신지애(33)가 2007시즌에 달성한 9승이다.

신지애는 당시 2007년 12월에 열린 차이나 레이디스오픈에서도 우승했지만 이 대회가 2008시즌 대회로 집계되는 바람에 2007시즌 공식 승수는 9승으로 집계됐다.

다음 기록은 2008시즌 신지애, 2016시즌 박성현(28)이 달성한 7승이다.

시즌 4승은 2019년 최혜진(22)의 5승 이후 KLPGA 투어에서 2년 만에 나온 기록이다.

벌써 4승 박민지 "왜 이러는지 저도 몰라…상반기 1승 더 목표"

박민지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목표를 묻는 말에 "(3승을 한 이후) 목표가 상반기에 1승을 더하는 것이었는데 벌써 이뤄버렸다"며 "상반기가 끝나기 전에 1승을 더하겠다"고 의욕을 내보였다.

그는 "사실 지난주 대회에 안 나왔기 때문에 이번 대회 우승은 정말 할 줄 몰랐다"며 "또 우승했는데 왜 이러는지 저도 잘 모르겠다"고 기뻐했다.

박민지는 "사실 쉬면서 연습보다 많이 먹고, 많이 놀아서 이번 대회 초반에 경기가 잘 안 풀릴 때 후회도 했다"며 "앞으로 최대한 우승을 많이 하고 싶다.

폭포수 쏟아지듯, 미친 듯이 우승을 많이 하고 싶다"고 특유의 차분한 목소리로 과격한 표현을 써가며 목표를 밝혔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해마다 1승씩 하다가 올해 4승을 쓸어 담는 비결에 대해 "아무리 생각해도 달라진 게 없다"며 "예전 7승 기록보다 페이스가 좋다는 얘기가 부담됐는데 저도 그런 기대에 부응하려고 노력하면서 그런 부담이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답했다.

박민지는 또 "우승을 하면서 불안함이 없어졌다"며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갈 것 같다는 불안한 마음이 없고, 멈칫하지 않고 마음대로 휘두르다 보니 거리도 많이 나간다"고 덧붙였다.

그는 'KLPGA 투어의 대세'라는 평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며 "방송인 유재석 씨가 롱런하시는 비결이 바로 그런 겸손하게 하던 대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정신력이 그렇게 좋지 않아서 그런 기사를 보면 기분이 좋지만 너무 심취할까 봐 눈을 질끈 감는다"며 웃어 보였다.

벌써 4승 박민지 "왜 이러는지 저도 몰라…상반기 1승 더 목표"

박민지는 이번 대회 사흘간 막판에 특히 강한 '승부사'적인 면모를 보였다.

첫날 마지막 4개 홀에서 3타를 줄여 1라운드를 3언더파로 마쳤고, 2라운드 때도 마지막 4개 홀에서 5타를 줄였다.

이날도 박민지는 14∼16번 홀 연속 버디에 마지막 18번 홀에서도 버디를 낚아 1타 차 우승을 확정했다.

박민지는 "첫날도 캐디 오빠에게 전반 9개 홀을 마치고 '후반에 3언더파를 치겠다'고 말했고, 어제도 마찬가지였다"며 "오늘도 막판에는 그 홀에 가면 버디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다음 주 메이저 대회인 DB그룹 제35회 한국여자오픈 골프 선수권을 앞두고 그는 "제가 8승 중에 메이저 우승이 없다"며 "메이저는 코스가 까다로운데 우승이 없다는 것은 아직 실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몸을 낮췄다.

그는 "오늘 집에 가서 정신을 차리느냐, 못 차리느냐에 따라 메이저를 앞두고 우승한 것이 득이 될지, 실이 될지 정해질 것"이라며 "제가 원래 우승하면 축하 문자도 많이 받고, 중계를 보다가 심취해서 자정 넘어서 자곤 했는데 오늘은 다음 대회를 위해 일찍 자야겠다"고 메이저 첫 승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벌써 4승 박민지 "왜 이러는지 저도 몰라…상반기 1승 더 목표"

박민지는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핸드볼 은메달리스트 김옥화 씨의 딸로도 잘 알려졌다.

그는 "엄마가 지도하는 훈련으로 힘들게 자라서 엄마를 생각하면 눈물이 나긴 나지만, 엄마가 미워서 그런 것"이라고 투정하면서도 "저 때문에 부모님께서 청춘을 다 바치셨기 때문에 제 상금으로 부모님 노년을 행복하게 해드리겠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기자들을 향해 '원래 자식 낳으면 다 그런가요'라고 물으며 "저는 나중에 제 아이가 20살이 되면 '알아서 살아라'고 할 것 같은데 정말 골프장에 계신 모든 부모님 대단하고, 존경한다"고 감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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