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별(25)이 10일 제주 서귀포 핀크스GC에서 열린 SK 텔레콤 오픈 1라운드에서 텀블러를 사용해 물을 마시고 있다. KPGA 제공
김한별(25)이 10일 제주 서귀포 핀크스GC에서 열린 SK 텔레콤 오픈 1라운드에서 텀블러를 사용해 물을 마시고 있다. KPGA 제공
10일부터 제주 서귀포 핀크스GC(파71·7361야드)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에서는 이전 대회에서 볼 수 없던 낯선 풍경을 볼 수 있다. 선수들이 라운드 중간중간 텀블러를 이용해 갈증을 해소하는 것.

이번 대회에서는 참가 선수와 캐디들에게 개인 텀블러를 제공했다. 일회용 500ml 생수통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홀 마다 텀블러에 물을 채울 수 있는 대형 물통이 구비돼 언제든지 텀블러를 채울 수 있도록 했다.

평소 선수들은 대회 때 홀마다 비치된 500ml 생수를 꺼내 마신다. 대회 하나가 끝나면 플라스틱 일회용 물병이 1만~1만5000개가 사용된다. 이번 대회에서 선수와 캐디들이 적극적으로 텀블러를 사용할 경우 일반 대회 보다 플라스틱병 사용을 최대 4분의 1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주최측은 기대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12일 "코로나19로 인해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텀블러 사용 캠페인은 참가를 희망하는 선수에 한해 자발적으로 진행된다"며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한 선수에게는 별도의 상품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텀블러 사용을 비롯해 다양한 친환경적 요소가 도입됐다. 이른바 '함께 그린(Green), 행복동행' 대회다. 참가 선수 전원에게 대회 기간 동안 공식 숙소가 제공된다.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에 더해 대회장과 숙소간 셔틀버스를 이용하도록 하면서 선수들이 개인적으로 차량을 이용할 때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줄여보자는 구상에서 도입됐다.

주최사와 협회, 협력사 등 대회 관계자들이 이용하는 업무 차량도 최소화했다. 필수로 운행해야 하는 차량은 최대한 전기차를 사용하고 있다. '탄소 없는 섬'을 표방하는 제주도에서 개최되는 대회인 만큼 친환경 대회로 운영해야 한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SK텔레콤 측은 이번 대회 기간 셔틀버스와 전기차 이용, 텀블러 사용과 스태프 전용 식당 운영 등 일회용품 사용 자제 등을 통해 약 7t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나무 약 1000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다.

오경식 SK텔레콤 스포츠마케팅 그룹장은 "SK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철학을 실천하기 위해 이번 대회를 친환경적으로 만들어 보자는 뜻을 모았다"며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신 KPGA와 선수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다소 불편할 수 있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의 실천이 모이면 큰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를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앞으로도 골프대회뿐만 아니라 프로스포츠 구단 운영 및 팬과의 소통 행사 등 다양한 스포츠 관련 사업에서 ESG 경영 철학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귀포=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