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오픈 6언더…시즌 첫승

유해란과 연장전 승부
두 선수 모두 벙커 빠트려
장, 홀 옆에 붙여 파 잡아

'롤린' 춤추며 우승 세리머니
통산 14승…총상금 첫 50억 돌파
장하나가 6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G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롯데 오픈에서 시즌 첫승을 이룬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KLPGA  제공

장하나가 6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G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롯데 오픈에서 시즌 첫승을 이룬 뒤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KLPGA 제공

6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롯데오픈 연장전이 벌어진 인천 베어즈베스트청라GC(파72·6716야드) 18번홀(파4). 장하나(29)와 유해란(20)의 두 번째 샷이 모두 벙커에 빠졌다. 앞선 정규 라운드 18번홀에서와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 장하나는 다시 한번 그림 같은 샷으로 공을 벙커에서 떠내 홀 가까이에 붙였다. 유해란의 공도 장하나보다는 다소 멀었지만 좋은 위치에 자리잡았다.

파 퍼트를 앞두고 장하나의 노련함과 유해란의 패기가 맞붙은 상황. 장하나의 노련함이 더 큰 힘을 발휘했다. 유해란의 퍼트가 아깝게 홀을 비껴나갔지만 장하나는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우승이 확정된 뒤 동료 선수들의 물세례를 받으면서도 장하나는 환하게 웃었다. 브레이브걸스의 ‘롤린’ 춤을 선보이며 흥겨운 우승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했다. KLPGA투어 통산 14승과 투어 10년 연속 우승, 정규 투어 상금 통산 50억원을 돌파하는 대기록을 세운 순간이다.
노련한 위기관리 능력 빛나
이날 최종 라운드는 선두를 놓고 장하나와 유해란, 박주영(31)의 팽팽한 싸움이 이어졌다. 유해란이 단독선두로 시작했지만 경기 초반에는 박주영(31)이 분위기를 주도했다. 1번홀(파4)부터 버디를 시작해 초반에만 버디 3개를 잡아내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유해란은 초반 보기를 내리 기록하다가 후반 들어 뒷심을 발휘하며 공동 선두를 탈환했다.

전반에 보기 2개를 기록하며 주춤했던 장하나도 후반부터 추격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14번홀(파5)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15번홀(파4)에서 장하나의 승부사 본능이 빛났다. 두 번째 샷에서 과감한 풀 스윙으로 공을 홀에 바짝 붙이며 버디 찬스를 잡았고 이를 놓치지 않았다.

16번홀(파4)에선 승부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챔피언조의 세 명 모두 공동 선두로 티샷에 나섰다. 장하나는 앞서 바운스백에 성공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다시 한번 과감하게 티샷을 날렸다. 결과는 버디로 이어졌고 장하나는 주먹을 불끈 쥐며 단독 선두로 나섰다. 하지만 유해란은 만만찮은 상대였다. 17번홀(파3)에서 6번 아이언을 들고 나선 유해란은 티샷을 홀에 바짝 붙여 버디를 잡으며 다시 한번 공동 선두로 따라붙었다. 그사이 박주영은 보기를 기록하며 2타 차이로 벌어졌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는 유해란과 장하나가 나란히 7언더파 공동 1위로 맞붙었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두 번째 샷이 벙커에 빠져 위기를 맞았다. 장하나는 날카로운 벙커샷으로 공을 핀 가까이에 붙였지만 유해란은 그린 가장자리에 올리는 데 그쳤다. 파 퍼트를 남겨두고 장하나가 다소 유리한 상황. 유해란의 롱퍼트는 홀을 스치고 아깝게 지나쳤다. 하지만 장하나의 파 퍼트 역시 힘이 조금 달려 홀 바로 앞에서 멈춰섰다. 나란히 보기를 기록하며 연장전에 들어갔다.

이날 장하나는 공이 벙커에 빠질 때마다 환상적인 샷을 선보이며 KLPGA투어 벙커세이브 1위다운 모습을 보였다. 경기 뒤 장하나는 “남자골프의 ‘벙커신’이 최경주라면 여자골프에서는 제가 ‘벙커신’이 되겠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이번 우승으로 장하나는 연장전에서 아깝게 우승을 놓친 지난 4월 넥센 마스터즈의 아쉬움을 설욕했다.
1부 정규투어 통산상금 50억원 넘겨
장하나는 지난주 1·2부 투어 합산 상금 5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이날 우승 상금 1억4400만원을 따내 KLPGA 1부 정규 투어 통산 상금 50억원을 넘어선 첫 번째 선수가 됐다. 그가 KLPGA 1부 정규 투어에서 쌓은 상금은 총 51억3461만원이다. 장하나는 “10년 연속 우승과 50억원 돌파라는 두 가지 부담을 다 넘어섰으니 이번 시즌 남은 대회는 한결 편한 마음으로 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신인왕 출신으로 시즌 첫 승을 노렸던 유해란은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그래도 올초부터 이어지던 부진의 사슬을 끊어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거뒀다. 유해란은 개막전인 롯데 렌터카 여자오픈 공동 14위로 올 시즌을 시작한 뒤 다소 난항을 겪었으나 지난달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9위를 시작으로 좋은 흐름을 회복하고 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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