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은 뭐 하나 적게 한 것 없어…부모님 영상에 기쁘면서 슬퍼"
"출산 앞둔 아내 보면 세지는 느낌, 후원사 주최 더 CJ컵 우승 도전"
PGA 투어 첫 승 이경훈 "축하 메시지 300여개…꿈 같은 느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80번째 대회 출전에 첫 우승을 일궈낸 이경훈(30)이 "축하 메시지를 300개 정도 받았다"며 "꿈속을 걷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우승 후 하루가 지난 뒤 소감을 전했다.

이경훈은 18일(한국시간) PGA 투어가 마련한 한국 미디어 대상 온라인 인터뷰에서 "꿈꾸는 것 같고 기분이 너무 좋아 시간이 빨리 지나간 것 같다"며 "곧바로 PGA 챔피언십 출전 때문에 이동하다 보니 시간이 더 빨리 갔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미국 텍사스주 매키니에서 끝난 PGA 투어 AT&T 바이런 넬슨(총상금 810만 달러)에서 우승했다.

2016년 미국 진출 후 5년 만에 따낸 첫 정규 투어 우승이었고, 이 우승은 7월 출산을 앞둔 아내 유주연 씨와 이경훈의 가족들에게도 커다란 선물이 됐다.

이경훈은 "이번 우승으로 제가 나갈 수 있는 대회도 많아졌다"며 "꿈에 그리던 마스터스는 물론 70∼80명만 나가는 대회도 출전할 수 있게 됐는데 새로운 목표가 자꾸 생기니까 더 재미있고 흥분되는 것 같다"고 즐거워했다.

그는 2022-2023시즌까지 PGA 투어에서 활동할 수 있는 자격을 확보했고 당장 20일 개막하는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PGA 챔피언십에도 자력으로 나가게 됐다.

그는 PGA 챔피언십 대기 순번 3번이었기 때문에 이번 우승이 아니었다면 다른 선수들의 불참 소식을 기다려야 했지만 당당히 PGA 투어 챔피언 자격으로 메이저 대회에 입성했다.

이경훈은 "제 매니저 일을 도와주시는 박진 형이 이번 대회에 와서 제 기를 북돋워 주는 얘기를 많이 해주셨다"며 "그런 긍정적 기운을 받고, 경기 때도 저 자신을 탓하기보다 긍정적인 생각을 하니까 결과도 잘 나왔다"고 자평했다.

PGA 투어 첫 승 이경훈 "축하 메시지 300여개…꿈 같은 느낌"

2016년 한국오픈 우승 이후 거의 5년 만에 우승에 간밤에 축하 메시지를 300통 정도 받았다는 그는 "그레그 노먼이나 마이크 위어와 같은 선수들이 소셜 미디어에 축하 메시지를 남긴 것은 몰랐다"며 "최경주, 강성훈 프로님도 18번 홀에서 기다렸다가 축하해주셨는데 이렇게 대단한 분들의 축하를 받으니 기분이 좋았다"고 자랑했다.

PGA 투어 소셜 미디어는 전날 이경훈이 한국의 부모님으로부터 우승 축하 영상 메시지를 확인하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영상에서 이경훈은 부모님의 축하 영상을 보고 "우승해서 기분이 좋은데 오랜만에 엄마, 아빠 얼굴을 보니 그립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싱숭생숭하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일자형 퍼터로 교체한 것이 우승 원동력이 됐다고 밝혔던 그는 "제가 퍼트가 약한데 그러다 보니 고비 때 흔들리고, 부정적 생각에 쉽게 빠졌던 것 같다"며 "이번 대회에는 퍼트가 굉장히 좋아 정신적인 부분에도 영향을 많이 미쳤다"고 새 퍼터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2016년 미국 진출 이후 가장 힘들었던 때로 "미국에서 보낸 첫해"를 꼽은 그는 "대회를 열 몇 개 나갔는데 상금 5천 달러(약 570만원)밖에 못 벌고 시드까지 잃었는데 그때 한국오픈에 와서 우승하고 다시 도전할 용기를 얻었다"고 회상했다.

연습량이 많기로 유명한 이경훈은 "(연습을) 뭐 하나 적게 한 것이 없다"며 "퍼트는 물론 어프로치 등 샷 연습도 많이 했고 작년엔 예전에 배웠던 코치님을 찾아서 기본으로 돌아가려는 노력까지 했는데 그런 것들이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세계 랭킹이 59위로 올라 7월 도쿄 올림픽 출전 가능성도 보인다는 말에는 "사실 그동안 제 랭킹으로 올림픽은 생각하지 못했다"며 "올림픽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지금은 구체적인 목표보다 매 대회 좋은 플레이를 하면 기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하는 정도"라고 몸을 낮췄다.

곧 아빠가 되는 이경훈은 아내 유주연 씨에 대한 사랑도 표현했다.

그는 "거의 모든 대회를 다 같이 다니는데 저는 너무 좋다"며 "그런데 지금은 배가 많이 나와서 앞으로 한 두 대회 정도 지나면 집에서 관리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켜줘야 할 거 같은 느낌이 들고, 안쓰럽기도 하다"고 애틋해 하며 "(아빠가 된다는) 이런 것 때문에 잘해야겠다는 건 꼭 아니지만 본능적으로 남자로서 세진다고 해야 하나, 그런 느낌이 든다"고 가장으로서 책임감을 표현했다.

PGA 투어 첫 승 이경훈 "축하 메시지 300여개…꿈 같은 느낌"

PGA 투어 페덱스컵 랭킹 29위로 올라선 그는 "올해 힘내서 30등 안에 들어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까지 가는 것이 목표"라며 "후원사인 CJ가 개최하는 더 CJ컵 올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다짐했다.

그의 다음 대회인 메이저 대회 PGA 챔피언십은 20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키아와 아일랜드에서 개막한다.

이경훈은 "여기 날씨가 좋아 컨디션 관리하기에도 좋다"며 "지난 대회에서 비를 많이 맞아 피곤하지만 수요일까지 회복해서 1라운드부터 좋은 경기 하도록 몸 관리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동안 저는 뒤 조 아니면 맨 앞에서 쳤는데 이제 (우승도 했으니) 좀 더 좋은 시간대에서 칠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으며 "이번 주에 누구하고 몇 시에 치게 될지 확인하면 좋을 것 같다"고 은근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이경훈은 팬들에게도 "한국에서 늦은 새벽 시간대에 TV로 보시기 피곤하실 텐데 항상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저도 잘해서 팬 여러분께 힘이 되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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