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존 직원 김지영 씨는 최근 골프장에서 웃지 못할 일을 겪었다. 회사 동료들과 함께 필드 라운드를 나선 자리였다. 평소처럼 “이 프로님, 나이스 샷!”이라고 외쳤는데 옆에 있던 캐디가 “어머, 프로님이셨어요?”라고 물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회사에서 서로를 ‘프로’라고 부르는데 골프장에서는 골프 프로선수라고 오해받는 일이 적지 않다”며 웃었다.

골프존은 골프 덕후의, 골프 덕후에 의한, 골프 덕후를 위한 기업이다. 창업자 김영찬 회장이 ‘좋아하는 골프 일을 하면서 노후 준비나 하자’고 시작한 사업이 골프존이다. 여기에 골프를 좋아하는 인재들이 모였다. 골프존은 이들이 골프를 마음껏 즐기고 골프를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

창립 21년째, 이제 그룹 직원 2000명 규모의 코스닥 상장사이지만 골프존은 여전히 창업 당시의 벤처정신을 유지하고 있다. 골프존에서는 모든 직원을 ‘프로’라고 부른다. 예전에는 일반 기업과 마찬가지로 팀장, 과장, 대리 등 5개의 직위와 직급체계가 있었지만 2018년부터 ‘프로(Professional)’로 통일했다. 부서 칸막이를 없애 협업을 활성화하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다. 회사에서는 박강수 대표도, 이제 갓 입사한 신입사원도 ‘프로’일 뿐이다.

골프존 직원들은 업무 시간에도 골프 라운드 및 골프 레슨을 자유롭게 이용한다. 사옥 지하에 마련된 스크린 시스템에는 온종일 골프를 연습하고 연구하는 직원들이 가득하다. 연습장에는 2명의 티칭프로가 상주한다. 골프존은 모든 직원이 업무시간에 사내에서 레슨을 받도록 권장하고 있다. 직원뿐 아니라 가족도 스크린 골프 및 레슨을 이용할 수 있다. 요가, 퍼스널트레이닝(PT) 등 다양한 피트니스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업무시간에도 골프를 자유롭게 즐기도록 하는 것은 골프를 사랑하고 즐길 수 있어야 사업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골프존은 직원을 대상으로 정기적으로 아이디어 공모전을 연다. 여기서 채택된 아이디어는 실제 사업에도 반영된다.

직원들이 일과 가정생활을 안정적으로 양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복지혜택도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다. 창업자 김영찬 회장과 박 대표 등이 모두 샐러리맨 출신이기에 직원 복지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난임, 출산, 입양, 자녀 장학금 등 다양한 지원제도를 비롯해 사내 공동 직장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 조기 퇴근을 지원하는 ‘패밀리데이’, 구성원들 간의 단합을 위한 ‘플레이샵’, 학자금 지원 제도 등도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다.

조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