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BC 헤리티지 19언더 정상

유방암 극복한 아내와 동행
작년 9월 11년 만에 우승 이어
7개월 만에 또다시 축배
19일(한국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힐턴 헤드의 하버타운 골프 링크스(파71) 17번홀(파3). 스튜어트 싱크(48·미국)의 퍼트가 성공하며 버디를 기록했다. 사실상 우승이 확정된 순간, 싱크는 캐디와 하이파이브를 하며 기쁨을 나눴다. 캐디는 바로 그의 아들 레이건(24). 중계 카메라는 그린 밖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싱크의 부인이자 레이건의 어머니 리사를 계속 비췄다.

‘관록의 골퍼’ 싱크가 이날 미국프로골프(PGA)투어 RBC 헤리티지(총상금 710만달러) 최종라운드에서 1언더파 70타를 쳐 최종합계 19언더파 265타로 우승했다. 우승 상금으로 127만8000달러(약 14억2700만원)를 받았고 페덱스컵 랭킹 3위로 올라섰다.

싱크는 5타 차 단독 선두로 이날 라운드를 시작해 2위 그룹과 타수 차이를 유지하며 내내 여유있게 경기를 운영했다.

싱크의 이번 우승은 유방암을 이겨내고 남편을 응원하며 자리를 함께한 리사, 캐디로 아버지의 투어를 지원한 아들 레이건이 함께 만든 결과다.

리사는 2016년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싱크는 “아내 없이는 대회장에 나가지 않겠다”며 6개월간 투어 활동을 중단했다. 그해 11월 싱크는 건강을 회복한 아내와 함께 RSM 클래식 대회장에 나왔고, 첫 라운드에서 8언더파 62타를 쳤다. 프로 데뷔 이후 최소타 기록이었다. 리사는 이번 경기에서도 모든 라운드의 자리를 지키며 그 어떤 갤러리보다 열렬하게 싱크를 응원했다.

아들 레이건은 캐디를 맡아 싱크를 지원했다. 지난해 조지아공대를 졸업한 뒤 델타항공에 근무하고 있었지만 앞으로 아버지가 뛸 수 있는 경기가 많지 않다는 생각에 캐디로 나섰다. 아들의 지원에 힘입어 싱크는 지난해 9월 열린 세이프웨이 오픈에서 4074일 만에 우승을 이뤄냈다. 2009년 디오픈 이후 약 11년 만에 거둔 승리였다. 그리고 7개월 만에 또다시 우승컵을 든 것이다.

이날 우승 퍼트를 마친 싱크는 아들과 포옹하며 기쁨을 함께 나눴다. 그런 다음 그린 밖으로 나가 기다리고 있던 부인을 꼭 안았다. 그는 “무엇보다 가족 모두가 모여 더없이 좋다”며 “뭐라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기쁘다”고 우승 소감을 말했다. PGA는 “‘팀 싱크’의 승리”라고 찬사를 보냈다. 레이건은 오는 8월 페덱스컵까지 캐디를 맡을 예정이다.

3라운드까지 공동 4위로 우승경쟁을 벌였던 임성재(23)는 1타를 잃고 10언더파 공동 13위로 마감했다. 3타를 줄인 김시우(26)는 7언더파 공동 33위, 이경훈(30)은 1언더파 공동 56위, 강성훈(34)은 5오버파 65위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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