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껏 치려고 천천히 백스윙
"PGA서 생존 위해 생긴 버릇"
‘명인열전’ 마스터스 우승자 마쓰야마 히데키(29·일본)의 ‘거북이 백스윙’이 화제다. 한때 물음표가 따라다녔던 이 스윙으로 마쓰야마가 아시아 국적 선수 최초의 마스터스 챔피언에 오르자 미국 언론들도 분석에 나섰다.

미국 골프닷컴이 12일(한국시간) 게재한 영상에 따르면 마쓰야마는 백스윙 톱에 다다를 때까지 1.2초를 쓴다. 0.2초간 톱에서 머문 뒤 다운스윙으로 내려온다. 빨리 휘두르는 토니 피나우(32·미국)가 두 번 스윙하고도 남는 시간이다.

백스윙을 느리게 하는 선수는 임성재(23) 등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도 종종 보인다. 하지만 백스윙 톱에서 ‘정지’하는 듯한 스윙을 구사하는 선수는 마쓰야마가 사실상 유일하다.

이 스윙은 결과가 좋아도 과정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인상을 찌푸릴 정도로 ‘완벽주의’ 성향을 지닌 마쓰야마에게 훈장과도 같다. 마쓰야마는 2014년 PGA투어에 데뷔하기 전까진 평범한 스윙을 구사했다. 그러나 일본에서 했던 헤드 스피드로는 살아남기 힘들다고 판단했고, 연습장에 살다시피하면서 극단적으로 스피드를 늘리는 데 집중했다. 마쓰야마는 “PGA투어에서 힘껏 공을 치려다 보니 백스윙 속도를 컨트롤하기 힘들었다”며 “백스윙을 천천히 하려다 보니 생긴 버릇 같다. 내가 백스윙 톱에서 멈추는지도 사실 깨닫지 못했다”고 말했다.

골프닷컴은 마쓰야마의 정지 순간이 실제로는 멈추지 않고 움직이는 연속 동작의 일부분이라고 분석했다. 골프닷컴은 “백스윙 톱에서 멈춘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꼬임을 극대화하기 위해) 아주 천천히 슬로 모션으로 움직이고 있는 동작”이라며 “이 동작은 마쓰야마의 스윙이 적합한 순서대로 움직이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고덕호 고덕호PGA아카데미 원장은 마쓰야마의 스윙에 대해 “리듬을 자신에게 최적화해 맞췄기 때문에 아무나 쉽게 따라하기 힘든 스윙”이라며 “백스윙 톱에서 다운스윙, 그리고 임팩트까지 부드럽다고 할 순 없으나 군더더기가 없다. 쉽게 부상당할 스윙이 아니다”고 분석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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