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보고 꿈나무들이 골프의 길 따라오길"
'일본 첫 남자 메이저 우승' 마쓰야마 "개척자 되겠다"
일본 남자 프로골프 선수 최초로 메이저 대회를 제패한 마쓰야마 히데키(29·일본)는 "마스터스 우승이 일본 골프계에 좋은 영향을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마쓰야마는 12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7천475야드)에서 막을 내린 남자 골프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마스터스는 올 시즌 첫 남자골프 메이저대회다.

마쓰야마는 일본 선수 최초로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오르는 역사를 썼다.

시상식에서 마스터스 우승자를 위한 그린재킷을 입은 마쓰야마는 일본 골프의 미래를 생각했다.

그는 "일본에 있는 골프 선수들, 골프를 치거나 생각하는 어린 친구들이 이 우승을 보고 멋지다고 생각하면서 나의 발걸음을 따라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일본에는 메이저 챔피언이 없었고, 많은 골퍼가 메이저 우승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내가 그들에게 마음먹으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본보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일본 첫 남자 메이저 우승' 마쓰야마 "개척자 되겠다"
마쓰야마는 한국 골프의 선구자 박세리(44)와 같은 역할을 꿈꾼다.

박세리가 1998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LPGA 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 등 메이저대회를 제패하자 한국에는 골프 열풍이 불었다.

박세리를 롤 모델 삼은 '세리 키즈'도 탄생했고, 이들은 박인비(33) 등 세계적인 골프 선수로 성장했다.

마쓰야마는 "내가 개척자가 되고, 많은 일본인이 따라오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또 "내가 일본 역대 최고의 골프 선수라고 할 수는 없지만, 내가 최초의 메이저 우승자"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일본으로 돌아가 가족·친구들과 우승을 축하하고 싶다며 "일본에 그린재킷을 들고 가면 얼마나 영광스럽고, 흥분될지 상상도 안 된다"며 감격하기도 했다.

마쓰야마는 2017년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5승째를 거둔 이후 3년 넘게 우승을 추가하지 못하다가 마스터스에서 '대박'을 터트렸다.

그는 "최근 부진했다.

올해 톱10에 든 적도 없었다"며 "오거스타에는 거의 기대도 하지 않고 왔다"고 떠올렸다.

하지만 연습라운드 때부터 스윙 등 자신의 감각이 돌아온 것을 느꼈다며 "자신감을 회복한 상태로 대회를 치렀다"고 돌아봤다.

'일본 첫 남자 메이저 우승' 마쓰야마 "개척자 되겠다"
마쓰야마는 이번 대회 최고의 샷으로 마지막 18번 홀(파4) 티 샷을 꼽았다.

2위 윌 잴러토리스(미국)에게 2타 앞선 상태에서 친 티 샷이 페어웨이에 정확히 안착하자 우승을 직감했다고 했다.

비록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트리고 투 퍼트로 홀을 마무리해 보기를 기록했지만, 마쓰야마는 우승을 지켜냈다.

4타 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해 끝까지 리드를 지켜 우승한 마쓰야마는 "계속 긴장했지만, 시작부터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공동 3위를 차지한 조던 스피스(미국)는 "4타 차로 앞설 때의 느낌을 안다.

마쓰야마는 많은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며 "그의 뒤에는 일본이 있었고, 아마 아시아의 기대도 받고 있었을 것"이라며 엄청난 압박감을 이겨낸 마쓰야마를 칭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