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6·미국·사진)의 차량 전복 사고가 과속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우즈는 제한속도가 시속 45마일(약 72㎞)인 도로를 82마일(약 131㎞)의 속도로 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카운티 경찰 당국은 8일(이하 현지시간) 우즈의 사고 주요 원인에 대해 과속한 데다 커브길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제임스 파워스 LA카운티 보안관은 “브레이크를 밟은 흔적을 찾지 못했다”며 “우즈가 패닉에 빠지면서 가속페달을 브레이크로 착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블랙박스에 브레이크를 밟은 기록이 없고 가속페달에는 99%의 가속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우즈는 지난 2월 23일 오전 7시께 LA 인근 롤링힐스 에스테이츠의 내리막길 구간에서 제네시스 GV80를 몰고 가다 차량 전복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오른쪽 다리에 복합골절상을 입고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았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우즈의 차량은 오른쪽으로 꺾이는 내리막길에서 그대로 왼쪽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나무를 들이받고 굴러 넘어졌다. 그의 차량은 차선을 벗어나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뒤 약 24.4m를 이동했다.

만약 그가 의식이 있었더라면 제동이나 조종의 증거가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하지만 경찰은 도로에 미끄럼 자국은 없었다고 말했다. 우즈는 사고 당시 안전벨트를 매고 있었으며 차량 에어백이 터져 더 큰 부상은 막을 수 있었다.

경찰은 우즈가 자신의 차량에 대한 통제력을 잃었을 때 의식이 있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관련 조사를 위해 혈액 검사, 약물 인식 전문가(DRE) 등을 요청할 수 있지만 이번 사고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우즈 역시 회복 후 조사 과정에서 약물이나 음주 여부에 대해서는 부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우즈에게 소환장을 발부하거나 ‘부주의한 운전’ 혐의로 기소하지 않았다.

경찰은 사고 경위를 조사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차량 블랙박스 데이터를 입수했다. 이를 바탕으로 충돌 전 속도, 조향 및 제동 활동 등을 파악해 지난달 30일 최종 사고조사 보고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사적 부분’에 대해선 우즈 측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공개를 미뤄왔다.

우즈는 현재 플로리다주 자택에서 회복 중이다. 이 때문에 올해 ‘명인열전’ 마스터스는 TV로 지켜보게 됐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