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37·미국)이 브라이슨 디섐보(28·미국)가 촉발시킨 ‘장타 전쟁’에 참전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존슨은 18일(한국시간) 미국 골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10월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작은 시도들을 한 것이 사실”이라며 “더 멀리 칠 수 있고, 비거리를 늘려줄 드라이버도 갖고 있지만 굳이 그렇게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존슨은 2020~2021시즌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에서 6위(313.3야드)에 올라 있다. 1위는 평균 320.8야드를 날려 보낸 디섐보다. PGA투어에 따르면 존슨의 클럽헤드 스피드는 시속 119.2마일(191.83㎞)이다. 시속 133.08마일(214.17㎞)인 디섐보보다 10마일 이상 짧다. 데뷔 후 줄곧 ‘최장타자’로 불려온 존슨은 디섐보가 등장한 뒤로는 장타 경쟁에서 밀렸다.

디섐보는 장타를 앞세워 지난해 10월 열린 US오픈에서 6언더파를 기록했고, 출전 선수 중 유일하게 언더파 스코어로 우승했다. 이를 본 PGA투어 선수들은 적잖은 충격을 받았고 비거리 늘리기에 힘써왔다. 하지만 존슨은 “비거리를 조금 더 늘리기 위해선 결국 더 세게 휘둘러야 한다”며 “그러면 미스 샷이 나올 확률이 훨씬 높아져 (몇 야드를 더 늘리는 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존슨은 지금의 비거리로도 충분히 대회마다 우승 경쟁을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비거리가 여전히 상위권인 데다 성적도 충분히 나오기 때문이다. 존슨은 지난해 8월 세계랭킹 1위를 탈환한 뒤 줄곧 왕좌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11월 열린 마스터스에선 20언더파를 몰아쳐 5타 차 우승을 차지했다. 존슨은 “최고의 경기를 펼치고도 누군가를 이길 수 없다면 그때 변화를 주겠다”며 “지금은 누구든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변화를 줘야 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설명했다.

비거리를 늘리려다 슬럼프에 빠진 ‘전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32·북아일랜드)도 이전 스윙으로의 복귀를 선언했다. 그는 지난주 열린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뒤 “디섐보를 따라 하려다 샷이 망가졌다”고 털어놨다. 매킬로이는 “작년 10월부터 스윙 스피드를 높이려고 스윙 궤도를 더 낮게 바꾸고 몸통 회전을 더 늘렸다”며 “볼은 더 멀리 날아갔지만 스윙은 전체적으로 나빠졌다”고 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