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풀리면서 본격적인 골프 시즌의 막이 올랐습니다. 골프연습장도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있는데요. 30~40대 골퍼들이 ‘똑딱이’에 매진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골프족(族)이 젊어졌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웨지샷 때 볼을 오른발 쪽에 놓고 치면 스윙 망쳐"
오늘은 어드레스 때 클럽별 공의 위치에 관해 얘기해보려 합니다. 라운드를 하다 보면 드라이버부터 퍼터까지 14개의 클럽을 사용하게 됩니다. 클럽은 쓰임에 따라 길이와 로프트 각이 제각각이죠. 드라이버에서 웨지로 갈수록 로프트 각이 커지고, 길이는 짧아집니다. 하지만 일관된 샷을 위해선 스윙 동작이 클럽과 관계없이 모두 같아야 해요.

골퍼마다 스윙 동작이 다르기 때문에 공의 위치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필드 위의 과학자’ 브라이슨 디섐보(미국) 같은 선수는 공의 위치를 고정하기 위해 모든 아이언 길이를 똑같이 하기도 합니다. 이론은 크게 두 가지죠. 공을 왼발 뒤꿈치에 고정하고 스탠스에 변화를 주는 벤 호건 방식과 클럽마다 공의 위치를 조정하는 잭 니클라우스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국내에선 7번 아이언을 몸 중앙에 두고 클럽이 길어질수록 공을 반 개씩 왼쪽으로 보내고 짧아질수록 공을 반 개씩 오른쪽으로 보내는 방식을 사용하는 골퍼가 대다수입니다.

안타깝게도 이 방식은 체중 이동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잭 니클라우스 방식이 고안된 1970~1980년대에는 지금과 달리 체중 이동에 대한 고민이 크지 않았습니다. 유연성이 떨어지는 50대 이상이 골프족의 대다수를 차지했기 때문에 클럽 길이에 공의 위치를 맞춰 단순하게 조정해주는 방식을 택한 거죠.

젊은 골퍼들이 이 방법을 쓰면 짧은 클럽을 칠 때 문제가 터집니다. 스윙을 하다 보면 체중 이동으로 몸의 중심선이 왼쪽으로 오게 되는데 공은 여전히 오른쪽에 있는 것이죠. 공을 맞히려고 체중을 오른발에 남기면 다운스윙 과정에서 손목이 먼저 풀려(캐스팅) 힘있게 공을 치지 못하거나 공의 머리를 치는 토핑이 나기도 합니다. 잘못된 공의 위치가 스윙까지 망가뜨리는 최악의 결과를 낳는 겁니다.

정확하게 공을 쳐도 문제는 남습니다. 중심선 뒤에 있는 공을 치려다 핸드퍼스트가 심해져 클럽의 로프트가 본래 각도보다 더 서 있게 됩니다. 로프트가 48도인 피칭을 쳤는데 임팩트 때 실제 로프트는 8번 아이언인 40도가 되는 거죠. 이러면 탄도가 낮아지고 공이 많이 구르게 됩니다. 공을 그린에 세울 수 없는 거죠. 짧은 클럽은 본래 거리보다 멀리 가고 롱아이언은 제 거리가 안 난다고 호소하는 골퍼 중 상당수는 잘못된 공의 위치를 가진 것이죠.

현경이의 공 위치는 몸 중앙에서 오른쪽으로 가지 않습니다. 7번 아이언에서 웨지들은 몸 중앙에서 공 반 개 정도 왼쪽에 놓고 칩니다. 6번 아이언부터는 클럽마다 공을 반 개 정도씩 옆으로 옮깁니다. 티를 꽂는 위치인 왼발 뒤꿈치에서 웨지를 치는 몸 중앙까지 공 3개 정도의 범위 안에서 모든 클럽의 볼 위치가 결정됩니다.

지금까지 설명해 드린 것은 평지에서의 기본 원칙입니다. 오르막이나 내리막 경사, 러프나 벙커 등에서의 트러블 샷에서는 상황에 따라 공의 위치가 달라집니다. 그 해결책은 나중에 따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KPGA 프로

장소협찬 : 포천힐스컨트리클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