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한국서 비중격만곡증 수술…대회 코스 안에 거주
코 수술받고도 대회 출전 리디아 고 "우리 집에서 열리니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15승을 기록 중인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24)는 지난달 한국에서 코 수술을 받았다.

리디아 고는 왼쪽 콧구멍으로 숨을 쉴 수 없는 증상을 보여 비중격만곡증 교정 수술을 받았다.

완전히 회복하는 데 2∼3달이 걸리는 수술이어서 그는 한동안 대회에 뛰지 못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리디아 고는 오는 2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레이크 노나 골프&컨트리글럽에서 열리는 게인브리지 LPGA에 출전하기로 했다.

레이크 노나는 리디아 고의 '집'이기 때문이다.

17일 USA투데이에 따르면, 리디아 고는 게인브리지 LPGA 대회 기간에 클럽하우스까지 차를 타고 갈지, 카트를 타고 갈지, 걸어서 갈지 못 정하겠다며 "이런 결정을 해야 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며 웃었다.

게인브리지 LPGA는 지난해 플로리다주 보카 러톤에서 열렸다.

그런데 지난달 중순, 올해 대회는 레이크 노나에서 열린다는 발표가 나왔다.

리디아 고는 3년 전부터 레이크 노나의 회원이었고, 1년 넘게 이 골프장 안에서 살고 있다.

지난해 12월 숀 폴리 코치의 지도로 리디아 고와 함께 훈련한 아너 판 담(네덜란드)도 레이크 노나에 산다.

판 담은 집에서 클럽하우스까지 걸어서 20분 거리이기 때문에 운전해서 출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리디아 고와 함께 자주 레이크 노나에서 연습하는 린디 던컨(미국)도 이번 대회에 출전한다.

리디아 고는 "집에 '힘내 린디'라는 응원 문구를 붙여놓을 수 있다"고 농담했다.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와 쩡야니(대만)도 한때 레이크 노나에 살다가 이사했다.

'전설'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이 코스에서 살던 집을 쩡야니에게 팔고, 페어웨이 건너편 16번홀에 있는 전 데이비드 레드베터 코치의 집으로 이사했다.

소렌스탐은 게인브리지 LPGA를 통해 2008년 은퇴 후 13년 만에 LPGA 투어에 복귀한다.

쩡야니도 이번 대회를 통해 1년 10개월 만에 LPGA 투어에 돌아온다.

소렌스탐과 함께 경기한 적이 없는 리디아 고는 경기 시간이 겹치지 않는다면 소렌스탐의 조를 따라다니고 싶다면서 "팬들이 오지 못해 아쉽다.

소렌스탐이 엄청난 관심을 받을 텐데"라고 말했다.

리디아 고는 지난해 최종전인 CME 그룹 챔피언십을 치르고 한국으로 가서 6주 동안 손에서 골프를 놓았다.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쉰 적은 없었다.

플로리다로 돌아온 뒤에는 폴리 코치와 몇 번 만났다.

리디아 고는 폴리 코치가 기술적인 부분은 물론 감사하는 것과 받아들이는 법도 가르쳐줬다고 밝혔다.

그 덕분에 리디아 고는 지난해 7월 LPGA 투어가 재개한 이후 출전한 12개 대회에서 모두 컷을 통과하고 9개 대회에서는 '톱20'에 드는 등 꾸준히 활약했다.

이에 대해 리디아 고는 일이 뜻대로 안 풀릴 때 감정적·비이성적으로 되기 쉽지만,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에 집중했다면서 "나 자신을 믿으려고 했다.

때로는 기술적인 것보다 그런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